교촌치킨과 국내 음식배달 1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과의 파격 동맹이 불발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중 체결할 예정이었던 ‘배민 온리’(배민 Only·오직 배민) 협약 체결 작업을 중단했다. 두 회사가 최종 합의를 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배민 온리 협약은 배민이 교촌치킨 가맹점주에게 주문 중개수수료를 인하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점주들은 상생요금제에 따라 2~7.8%의 중개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 교촌 가맹점주들은 협약 체결시 6개월간 중개수수료 무료 혜택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교촌치킨은 쿠팡이츠 입점을 철회할 계획이었다. 배민과 요기요,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 교촌치킨 자체 앱 등에만 입점해 배달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인기 브랜드들이 특정 배달앱에 우선 입점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대형 프랜차이즈가 배달앱과 동맹을 맺고 경쟁 배달앱 입점을 철회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협약 체결 전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이 협약 체결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기준 교촌치킨의 전체 배달에서 배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37%, 쿠팡이츠는 17%에 달한다. 쿠팡이츠에서 주문하는 비중이 배민에 이어 상당히 높은 만큼 점주들 입장에서는 해당 매출분을 포기해야 한다. 중개수수료 인하로는 쿠팡이츠 매출분을 상쇄하기 어렵다.
아울러 배민이 교촌치킨에 중개 수수료 인하 혜택을 주는 게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도 교촌치킨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촌치킨이 배민으로부터 중개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고 쿠팡이츠에 입점하지 않음으로써 배민의 독점력을 키운다는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거셌다. 공정거래법상 배타조건부 거래, 독점규제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교촌에프앤비를 검찰에 고발할 것을 요청한데 이어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도 나오는 배민 온리 협약을 체결하는 게 교촌치킨으로선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점주들의 부담을 줄이고 고객의 혜택을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