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65년 만에 순이민 감소할 듯…“이대론 10년뒤 GDP성장률 반토막”

■브루킹스연구소·AEI 공동보고서 발간

올해 순이민 최저 -52만명·최대 11만명

평시 120만명 대 순이민 대비 곤두박질

트럼프임기 후반 일자리 증가 제로될수도

올 GDP 하락효과 0.38%포인트 이를 듯

추세 지속땐 10년 뒤 성장률 1.2% 전망

이달 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AFP연합뉴스이달 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민 억제 정책으로 올해 미국에 들어오는 이민자보다 떠나는 이민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순이민’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경우 데이터가 확인되는 1960년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성장률 감소는 물론 기술 인력 유출 등 미국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일(현지 시간)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와 브루킹스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미국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인구를 모두 고려한 ‘순이민’이 -52만 5000명에서 11만 5000명 사이일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진은 “소폭의 이민자 순유입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지만 제로 또는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순이민은 1960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순유입을 이어왔다.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팬데믹 기간(2020·2021년)을 제외하고 지난 30년 동안 매년 이민자 유입이 유출을 100만 명 이상 넘어서는 증가세가 이어졌다. 팬데믹 당시 순이민이 30만 명대로 하락한 것이 가장 작은 규모다. 올해 미국의 순이민이 전망 상위 구간인 11만 5000명을 기록하더라도 여전히 1960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된다. AEI의 경제정책연구 수석연구원인 스탠 뷔거는 “우리가 제시한 범위는 약 60만 명의 차이가 있지만 중간값은 분명히 음수에 가깝다”며 “미국의 순이민이 마지막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60년 이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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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억제 정책으로 나가는 이민자는 늘어난 반면 들어오는 이민자는 줄었기 때문이다. 국경을 통한 이민자 유입은 중단되다시피했으며 영주권 발급과 학생 비자 발급도 감소하고 있다. 이민자들의 미국 이탈 역시 늘어나고 있다. 체포 증가와 추방 확대는 물론 자발적인 출국이 많아진 탓이다. 이 같은 이민자 유입 감소 및 유출 증가 현상은 당분간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두 기관은 내년도 순이민 전망치를 -73만 5000~50만 7000명으로 추산했다.

노동인구가 줄면서 경제적 여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순이민 감소로 인해 0.31~0.38%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인구 축소로 인한 생산 감소 효과에 이민자 감소에 따른 소비지출 축소 여파가 반영됐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4년에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만약 연간 125만 명의 순이민이 지속될 경우 2.4%의 성장이 가능하지만 지금과 같은 순이민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 10년 뒤에는 성장률이 반 토막 난다는 관측이다.

고용시장의 경우 월별 비농업 고용 증가가 올 상반기 월 8만~11만 명 수준에서 월 4만~7만 명으로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봤다. 두 기관은 “이민의 둔화는 노동력과 고용 증가에 상당한 하방 압력을 가해 트럼프 2기 행정부 후반에는 월별 임금·고용 증가율이 거의 제로나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생산성 둔화 및 외국인 유학생이나 기술 인력 유입의 감소, 이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저하 등의 비계량적 리스크도 존재할 것으로 봤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경우 소비 수요도 동시에 줄어들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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