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휩싸이면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등 주요 관광 명소는 입장이 제한됐고 곳곳에서는 야외활동 금지령이 내려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영국 가디언,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이날 전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하고 2일까지 에펠탑 관람객의 꼭대기 접근을 막기로 했다.
에펠탑 홈페이지에는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 기온이 높은 기간에는 햇볕을 피하고 정기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라”는 공지가 게시됐다.
실제로 전날 파리 일대는 한낮 기온이 섭씨 40도에 육박하며 5년 만에 최고 수준인 ‘적색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적색경보는 학교 야외 활동, 스포츠 경기, 대규모 행사를 제한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조치다.
프랑스 정부는 “1350개 이상의 학교가 이미 폭염으로 인해 부분 또는 전면 휴교 조처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교사와 학부모 단체는 “에어컨이 있긴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며 “통풍이 잘되지 않는 교실에서 학생들이 지내기엔 너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벨기에 브뤼셀의 관광명소 아토미움도 이날부터 이틀간 관람객 입장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주요 산업 거점인 롬바디,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에서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야외 근무가 금지됐다. 현재까지 이탈리아 전역에서 총 13곳에 야외 근무 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처럼 폭염이 일찍 찾아온 건 이례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은 6월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탈리아 일부 지역은 이날도 섭씨 40도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세계기상기구(WMO) 클레어 눌리스 대변인은 “이번 폭염은 시기적으로 매우 이례적이지만, 완전히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라며 “보통은 여름 후반에 나타날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전날 에밀리아로마냐의 건축 현장에서 일하던 47세 남성이 쓰러진 뒤 숨졌고 또 다른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 2명이 쓰러져 그중 1명은 의식을 잃은 상태다. 이날 오후 카탈루냐 지역에서는 차량 안에 있던 어린이가 폭염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