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브릭스판 세계은행 띄운다…서방 금융질서 흔들기 가속

신개발은행 기반 보증기구 추진

5~8일 정상회의 안건에 오를 듯

인프라·기후 투자 민간자본 유치

중국, 실질적 기획과 설계 맡아

'5개→10개' 브릭스, 외연 확장

지난 4월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의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을 방문해 지우마 호세프 브릭스 신개발은행 총재와 만났다. 인민망지난 4월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의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을 방문해 지우마 호세프 브릭스 신개발은행 총재와 만났다. 인민망




중국 주도의 신흥 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가 회원국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보증기금 설립에 나선다. 최근 브릭스 확장을 주도해 온 중국이 ‘브릭스판 세계은행’을 띄워 서방 중심의 금융 질서에 도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브릭스의 개발은행인 신개발은행(NDB)을 기반으로 하는 다자간 보증기구(BMG)가 기술 검토를 마쳤고, 브릭스 재무장관 회의를 거쳐 곧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안건은 5~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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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증기금은 각국의 신규 출자 없이 기존 NDB 자금을 활용해 운영된다. 관계자들은 “보증 1달러로 민간자본 5~10달러를 유치하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기후 대응, 지속가능 개발 등 투자비용이 크고 민간이 꺼리는 분야에 우선 투입될 전망이며, 연말까지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 구상의 실질적 기획과 설계는 중국 주도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개발 자금 수요에 대응해, 중국은 NDB를 중심으로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새로운 자금조달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다자기구를 이끌며 미국 등 서방 주도의 금융질서에 맞서려는 전략을 지속해왔다.

브릭스 관계자는 “이번 보증 메커니즘은 단순한 투자 유치 수단을 넘어, 브릭스가 여전히 살아 있는 협력체임을 보여주는 정치적 메시지”라고 말했다.

브릭스는 2009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으로 출범한 이후 이집트,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국의 가입으로 외연을 확장해 현재 10개국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추가 가입을 추진 중이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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