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싹 바꾸겠단 국힘 혁신위, 전권 없어 한계도

安, 宋위원장과 최종 혁신위 구성 논의

영남·친윤 색채 지우는 쇄신 내걸었지만

최재형·인요한 혁신위 전철 밟을 우려도

전대 땐 혁신 동력 소멸…"속도전 가야"

송언석(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송언석(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격랑에 빠진 국민의힘을 쇄신할 안철수 혁신위원회가 이번 주 공식 출범하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른바 ‘영남당’ 꼬리표가 붙은 국민의힘에 대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방침이지만 당 주류의 거센 저항을 뚫지 못한다면 혁신은 또다시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6일 당 혁신위원회 구성을 놓고 막바지 조율을 진행했다. 혁신위는 총 7명으로 꾸려지며 안 의원을 포함한 원내 인사 3명,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과 외부 인사 2명씩으로 구성된다. 7일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통해 공식 출범한 뒤 9일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초·재선 위주의 현역 의원 등 혁신의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송 비대위원장과 안 의원이 막판 인선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또 김기현 지도부 때 활동했던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자료를 전달받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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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혁신위는 대선 패배 후 지리멸렬한 당의 인적 쇄신과 내부 통합에 방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 내후년 총선에서 보수 진영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친윤(친윤석열)·영남 색채를 지우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3선 이상 중진의 차기 총선 불출마를 포함한 전면적 인적 쇄신안이 필요하다”며 “탄핵의 책임은 계파 구분이 없는 만큼, 모두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철수 혁신위가 당내 반발을 이겨내고 혁신안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앞선 최재형·인요한 혁신위와 김용태 비대위가 당 내부의 곪은 고름을 짜내기 위해 메스를 댔지만 지도부를 포함한 기득권 세력이 이를 거부하며 무위에 그쳤다. 안 의원도 이점을 의식한 듯 ‘혁신위에 전권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송 비대위원장은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최재형 전 의원은 “혁신위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가 혁신위원장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가올 전당대회로 혁신위의 시간이 길지 않은 점도 제약 요소다. 차기 당권 주자들이 저마다 당 쇄신의 목소리를 내게 되면, 혁신위의 공간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본격적인 전대 국면에 앞서 2주가량의 단기전으로 활동 기한을 잡되 여론의 주목도를 끌 강도 높은 혁신 구상을 연달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국민의힘 인사는 “혁신위원장에게 전권을 주지 않는다면 매일매일 언론 앞에서 ‘핵폭탄급’ 혁신안을 던지는 충격요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혁신안의 수용 여부는 송 비대위원장의 의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MBN과의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최종적으론 당의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쪽 진영에서 무언가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공격하는 식의 흐름보다는 사전에 협의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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