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 수낵 전 영국 총리가 골드만삭스 선임 고문으로 합류한다. 지난해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리직과 보수당 대표직을 사임한 후 첫 행보다.
8일(현지 시간)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수낵 전 총리를 선임 고문 자격으로 다시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그의 영입 소식을 알렸다. 수낵 전 총리는 옥스퍼드 재학 시절인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골드만삭스에서 인턴과 주니어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수낵 전 총리는 골드만삭스에서 지정학적·경제적 이슈에 대해 고객들에게 조언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다만 영국 정부는 향후 1년간 활동 범위에 제한을 뒀다. 골드만삭스를 대신해 정부에 로비하거나 정계 인맥을 이용해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일, 정부 입찰이나 계약과 관련해 은행에 조언하는 일이 모두 금지된다. 수낵 전 총리는 골드만삭스에서 받는 급여 전액을 영국의 수리 능력 향상을 위해 부인인 악샤타 무르티와 함께 설립한 ‘리치먼드 프로젝트’에 전액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낵 전 총리는 2022년 영국 정치 사상 처음으로 비(非)백인으로 총리직에 올라 주목받았다. 취임 당시 210년 만의 최연소(만 42세) 총리 기록도 세웠다. 옥스퍼드대를 나와 2015년 총선에서 당선된 뒤 주택공공자치부 차관, 재무부 차관에 이어 재무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보수당의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친 그는 천문학적 재산을 보유한 재벌가 부인을 둔 ‘금수저’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부인은 인도 벤처 업계의 신화로 불리우는 ‘인포시스’의 창업주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인 악샤타 무르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