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3특검’이 본격 경쟁 체제로 돌입하는 모습을 보이며 고강도 강제수사에 착수하고 있다. 내란 특검은 10일 윤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순직해병 특검은 11일 사저 압수수색을 통해 3대 특검 중 처음으로 윤 전 대통령의 휴대폰을 확보했다. 김건희 특검도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연루된 협회의 협회장으로부터 주가조작 정황과 관련된 진술을 확보했다. 또 다음 주부터 주요 수사 영역인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참고인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해병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3시간가량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수사팀을 보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이 이달 7일 이른바 ‘VIP 격노설’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힌 지 나흘 만이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영장에서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이날 압수수색에 입회한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 최지우 변호사는 “수사에 최대한 협조했다”며 “(특검은) 휴대폰 한 대만 압수수색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 구속 상태로 서울구치소에 있고 자택에는 김 여사만 있었다고 한다.
해병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VIP 격노설의 진위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VIP 격노설은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화를 냈고 이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해병 특검은 10일 이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이 전 장관이 장관 시절 쓰던 비화폰을 확보했다. 비화폰 안에 담긴 내용에 따라 수사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해병 특검은 이날 오전 VIP 격노설 의혹 당시 국가안보실장이던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안보실 2차장을 지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의 자택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단행했다. 조 전 원장은 VIP 격노설이 제기됐을 당시 대통령실 회의에 참석한 인사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도 이날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건희 특검팀도 삼부토건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삼부토건 주가 폭등의 계기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주최한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 회장은 이달 8일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양 회장은 “포럼은 가입비 100만 원만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지만 삼부토건은 협회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처럼 보도자료를 냈다”며 “주가 관리를 위해 포장한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특검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를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조만간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 예고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음 주부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 김상민 전 검사 등이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내란 특검은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 여사도 사무실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