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주최 측 협회장으로부터 시세조종 가능성을 시사하는 진술을 확보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달 8일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 회장은 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광화문 KT웨스트에 참고인 조사차 출석하며 삼부토건이 주가관리 위해 포럼에 참석한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양 회장은 “포럼은 가입비 100만 원만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지만 삼부토건이 마치 협회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처럼 기사가 났다”며 “주가 관리를 위해 포장한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이 가입비를 내고 포럼에 참석한 수많은 중소기업 중 하나였지만, 보도자료는 마치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을 따라 수행 온 대기업 초청에 포함된 것처럼 작성했다는 진술도 했다. 삼부토건이 포럼을 통해 현지 지방자치단체 등과 체결한 업무협약(MOU)도 협회와 무관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2022년 6월 22일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및 전후 복구 전력 세미나’를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 때 삼부토건은 유라시아경제인협회와 MOU를 맺었는데, 바로 다음 날인 23일 삼부토건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8일 뒤인 7월 1일까지 삼부토건의 주가는 60%가량 폭등했다.
이후 삼부토건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이를 다시 끌어올린 것도 유라시아경제인협회의 행사다. 삼부토건은 유라시아경제인협회가 2023년 5월 22일 폴란드에서 주최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여한 뒤로 재차 급부상했다. 1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2개월 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직후 5500원까지 올랐다.
특검팀은 양 회장의 진술을 바탕으로 최근 소환한 오일록 삼부토건 대표 등 전·현직 사주들에게 시세조종 의혹을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오는 13일 소환하는 삼부토건 이 모 부회장과 웰바이오텍 전 대표 구 모 씨에게도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