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한 달 새 6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0일 기준 755조 7260억 원으로 6월 말보다 8912억 원 늘었다. 하루 평균으로는 약 891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지난달(2251억 원)보다 증가 폭이 63.6% 급감했다.
신용대출 잔액이 3887억 원이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올 3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1조 876억 원이나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1조 3773억 원 늘었으나 일평균 증가액(1377억 원)으로는 전월의 72% 수준으로 둔화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으로 주담대를 받는 경우 최대 한도를 6억 원으로 설정하고 신용대출 한도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대출 접수 이후 집행일까지 통상 2~3개월 시차가 있는 주담대보다는 신용대출 관련 규제부터 시장에 즉각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에서는 규제 발표 전에 접수된 대출 건들이 차례로 실행되는 만큼 8~9월까지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 발표에 맞춰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비대면 접수를 중단하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일시적으로 꺾였다”면서 “이미 접수된 건은 계획대로 자금을 내줘야 하는 만큼 증가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