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남자아이에게 훨씬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가 확인됐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진은 남자아이 뇌가 특정 환경 스트레스 요인 독성 물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문제의 물질은 ‘퍼플루오로헥사노산(PFHxA)’이다. 방수 의류나 종이 포장재 등에 흔히 쓰이는 PFHxA는 체내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고 쌓이며 암이나 불임, 선천적 기형까지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영원한 화학물질’로 꼽힌다.
연구진은 임신·수유 중인 생쥐에게 PFHxA를 먹이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수컷 새끼 쥐들은 활동량 감소, 불안 행동 증가, 기억력 저하 등 ADHD와 자폐에서 보이는 발달 이상을 겪었다. 반면 암컷 새끼 쥐들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발달 중인 뇌에 미치는 영향이 남아에게 집중되는 점이 매우 주목할 만하다”며 “ADHD·자폐처럼 남성에 더 흔한 신경발달 장애와 연결고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학물질이 아이들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환경 규제 정책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에 따르면 잉글랜드에서 ADHD를 앓는 사람은 약 250만 명,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기다리는 사람은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