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3일 ‘2025 세계정치학회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민주주의의 힘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고개를 들어 동방의 나라 대한민국을 보라”며 한국 민주주의 회복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정치학회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12·3 내란 극복 과정은 민주주의가 가진 진정한 힘과 희망을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격년마다 열리는 세계정치학회 세계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지난 1997년 이후 28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양극화 사회에서 독재화에 저항하기’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위기를 극복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날 기조연설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그늘진 담벼락 밑에서도 기어코 빛을 찾아 피어나는 꽃처럼 12·3 내란의 극복 과정은 민주주의가 가진 진정한 힘과 희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회를 에워싼 시민들은 맨몸으로 장갑차와 총칼에 맞섰고 국회의원들이 국회 담장을 넘어 계엄 해제에 나서도록 독려했다”며 “일선의 군 장병들은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며 존엄과 명예를 수호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국민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이면서 동시에 전 세계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께서 직접 보여준 오색 빛 ‘K 민주주의’가 길을 찾는 세계의 민주시민들에게 등불이자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불평등과 양극화, 빈곤의 파고가 성장을 가로막는 위기의 시대에 ‘자유’란 곧 ‘경제’”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야말로 우리 모두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저마다 꿈을 꿀 수 있는 창의와 도전, 희망이 넘칠 나라를 만들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정치 체제임을 끝없이 입증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 위기를 바로잡은 주권자의 집단지성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는 미래형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미 도래한 인공지능(AI) 혁명이 디지털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합리적 토론과 민주적 의사결정을 돕고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유용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라며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접민주주의의 비효율성을 보완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적 민주주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계대회는 전 세계 100개국에서 3500여명의 정치학자 및 연구자들이 참석한다. 1949년 9월 유네스코 후원으로 세계정치학회가 창립돼 이듬해 스위스에서 제1회 총회가 열린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리더십과 평화 및 정의에 대한 학술적 기여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김대중 상’을 14일 처음으로 시상한다. 초대 수상자로는 타자 바르키 폴(69) 캐나다 맥길대 교수가 선정됐다. 이번 대회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