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약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치료제 남용이 지목됐다. 일부 부모와 학원 선생님이 성적 향상을 이유로 ADHD약 복용을 권하지만, 소량의 마약 성분이 있어 과다 복용 시 마약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경필 마약예방치유단체 은구 대표는 이달 16일 MBC ‘모닝투데이’에 출연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마약 증가가 너무 심각하다. 10대에서 마약 증가율이 50%까지 확인됐다”며 “이 상태를 막지 않으면 미국의 좀비 거리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마약 수요·공급이 늘어나고 있고 사기도 편하다. 그런데 근본적인 이유는 성적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 분위기"라며 "부모나 학원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ADHD약을 권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DHD약에는) 마약 성분이 들어있다”며 "의사가 주의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아이들을 위해 아주 제한된 처방하는 약인데도 남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부모들이 모르고 권하지만 마약 성분이 들어가 있어서 점점 먹다 보면 중독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 대표는 최근 필로폰 투약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출소한 작곡가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의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돈스파이크도 처음엔 ADHD약에 중독됐고, 약의 도수가 올라가면서 결국 필로폰까지 가게 됐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그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유행하는 '나비약' 역시 마약 성분이 포함돼 있어 남용 시 더 강한 마약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 대표는 자신의 장남이 마약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설립한 마약예방치유 재단 ‘은구’라는 이름도 장남의 이야기를 계기로 지은 것으로, ‘N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말자·NGU)’에서 따왔다고 말했다. 남 대표의 장남이 재판 최후진술에서 “처벌을 덜 받게 해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가족과 아버지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감사하다. 저도 나와서 마약 치유 운동을 하겠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15~19대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남 대표는 “정계 복귀 생각은 전혀 없다”며 “지금은 한 영혼을 살리고 이겨내게 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이 일이 훨씬 행복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