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총대 메 대통령 부담 덜어줬다" vs "사퇴는 순리, 明心 해석 무리"

[강선우 자진 사퇴] ■당대표 경선 변수되나

25%P차 초반 승기 잡은 정청래

"동지적 의리" 姜 후보 엄호해와

사퇴 과정서 朴 역할에 해석 분분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찬대 당 대표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찬대 당 대표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 강 후보자에게 사퇴 결단을 촉구한 지 17분 만에 전격적인 자진 사퇴가 이뤄지면서 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주말 동안 진행된 충청·영남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는 누적 득표율 62.65%로 박 후보(37.35%)를 25.30%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전체 유권자 수를 반영하면 10% 남짓밖에 투표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초반 승기는 정 후보가 확실히 잡았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두 후보 간의 입장도 미묘하게 엇갈렸다. 정 후보는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게 동지적 의리”라며 강 후보자를 엄호했지만 박 후보는 “국민 정서에서 고민되는 부분은 갑을관계”라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박 후보가 이날 강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도 일종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재명 정부의 정권 초반 국정 동력 확보에 방해 요소로 작용되면서 이른바 ‘총대’를 멘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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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 측인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가) 혼자 많이 고민도 하고 당원들도 만났다”며 “이제는 결단하고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결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 후보 측 관계자는 “대통령의 인사권인 장관 임명 여부를 전대에 활용한 셈”이라며 “(박 후보에게)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자가 대통령실에 미리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당 대표 선거 구도에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페이스북 메시지를 활용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 후보는 “강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한다.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입장을 밝혔다.

결국은 전대 투표 반영 비율이 가장 높은 권리당원들이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후보 간 유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은 55%다. 당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강성 친명 지지층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박 후보가 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반응이 우세하지만 방송인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에서는 “동료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30%의 반영 비율을 차지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도 영향을 미칠지에도 주목된다. 일반 국민 여론에서는 강 후보자 사퇴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문가 의견도 분분하다. 박 후보가 차별성을 확보했다는 평가와 함께 여전히 인지도 면에서는 정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지금까지는 두 후보 간에 차별성이 없어 사실상 인지도 투표가 진행됐는데, 이번 일로 박 후보가 어려운 과제를 대통령실과 조율해 해결했다는 이미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반면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 후보자 사퇴는 순리에 따른 것”이라며 “이것을 ‘명심’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상훈 기자·강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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