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관세 리스크 딛고…IPO 대어들 '기지개' [시그널]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 투심 회복세

세번째 도전 케뱅 제값 받기 기대감

LS에식스 등 9월 예심 청구 목표

LG전자는 인도 상장 재개 준비중

연초 최대 공모 기업이었던 LG CNS의 상장 기념식. 정은보(왼쪽)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현신균 LG CNS 사장. 사진 제공=LG CNS연초 최대 공모 기업이었던 LG CNS의 상장 기념식. 정은보(왼쪽)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현신균 LG CNS 사장. 사진 제공=LG CNS




미국발 관세 리스크를 딛고 국내외 증시가 안정세에 접어들자 기업공개(IPO)를 주저하던 ‘대어’가 속속 공모 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비상계엄 여파로 등 돌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새 정부 출범 후 불확실성을 제거해줬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LS에식스솔루션즈는 올 9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 작업에 들어섰다. 인도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LG전자 인도법인도 한동안 중단했던 IPO 작업을 9월께 재개하는 것이 유력하다. 이는 IPO를 잠정 중단한 4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빗썸은 상장을 염두에 둔 인적분할 작업에 돌입했고, 채비·씨엠티엑스·알지노믹스는 최근 예심을 청구했다.



대형 공모주 복귀의 배경으로는 최근 강세 국면에 있는 글로벌 증시가 꼽힌다. 주요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관세 압박을 높인 올 초 대부분 부진했지만 최근 들어 시장이 관세 압박에 적응하고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관세 협상이 타결되자 완연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펀드 재원 상당 부분을 공모주에 투자하는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글로벌 증시가 부진하면 해외 기관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대형 기업이 IPO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며 “최근 증시는 확실히 약세·변동성 장을 벗어난 모습이어서 기업들이 시장에 복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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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IPO 실패 후 세 번째 도전에 나서는 케이뱅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는 증시 호조에 힘입어 목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여 잡고 있다. 지난번과 같은 약 4조 5000억~5조 원의 기업가치를 추진 중인데 최근 글로벌 투심이 회복한 만큼 ‘제값’을 받아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1주당 공모가 희망 범위(밴드)는 높이되 공모 주식 규모는 줄여 투자 매력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케이뱅크 측은 공모가를 낮추되 규모를 늘리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막판 변수는 있다. FI 관계자는 “현재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동종 기업 주가 강세를 고려하면 5조 원은 높은 가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LS에식스솔루션즈와 LG전자 인도법인도 증시 호조에 힘입어 IPO에 도전한다. LS에식스솔루션즈는 LS그룹이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한 기업으로 지배구조가 LS→LS아이앤디→사이프러스인베스트먼트→슈페리어에식스→LS에식스솔루션즈로 이어진다.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가진 손자회사, 즉 ‘고손자회사’ 격이고 신사업 확장을 위해 새로 편입한 법인인 만큼 중복 상장과는 거리가 있고 국내 증시 강세에 따라 투자금 확보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4월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이유로 IPO를 중단했는데 최근 증시가 살아나자 주요 주관사와 IPO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섰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는 증시 변동성으로 기관 투심이 얼어붙어 대형 IPO가 좌초되고 중단됐던 것”이라며 “주요 리스크에 시장이 적응한 만큼 당분간은 대형 IPO를 추진하기 좋은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덕연 기자·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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