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기내에서 분실된 보조배터리 분실에 따른 화재 발생 우려로 회항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5시 42분 이스탄불 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552편(B777 기종)은 이륙 약 2시간 30분 만에 다시 이스탄불로 회항했다. 여객기 안에서 한 승객이 보조배터리를 좌석 창문 아래 틈새로 떨어뜨렸고 객실 승무원이 이를 회수하지 못하자 아시아나항공은 안전을 위해 회항을 결정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구조상 압력을 받거나 회로가 손상될 경우 발화할 위험이 높다. 실제로 지난 2월 에어부산 항공편에서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가 발생해 기내 소동이 벌어졌고 이후 국토교통부는 기내 배터리 반입에 대한 안전 지침을 강화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좁은 좌석 틈에 낀 보조배터리에 압력이 가해지면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승객과 항공기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는 승객들에게 회항 사실을 안내하고 현지 호텔 숙소와 식사를 제공했다. OZ552편은 점검을 마친 뒤 30일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7시) 다시 인천을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지난 3월 프랑스 항공사에서도 있었다. 에어프랑스의 보잉777 항공기는 파리 오를리공항에서 출발해 프랑스령 과들루프로 향하던 중 승객이 휴대전화를 분실하자 약 2시간 만에 출발지로 회항했다. 결국 해당 비행기는 목적지에 예정 시각보다 4시간 늦게 도착했다. 에어프랑스는 "고객과 승무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회항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미 항공안전재단(FSF)의 하산 샤히디 대표는 "기내에서 휴대전화나 보조배터리를 잃어버리는 일이 드물긴 하지만 좌석에 끼인 상태로 압력이 가해지면 실제로 매우 위험하다"며 "두 항공사의 회항 결정은 적절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