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이유로 금 가격 상승을 전망했다. 이는 최근 주춤한 국제 금 시세 흐름과는 상반된 분석으로 주목된다.
피델리티 펀드매니저 이안 샘슨은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금 가격은 올 연말까지 온스당 4000달러(한화 약 553만원)를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금값 4000달러 전망'과도 궤를 같이한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7% 이상 상승해 주요 투자 자산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등 무역 재편 시도로 인한 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를 자극한 결과다.
다만 최근 금값은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일부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 진전으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데다 중국 정부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및 대출을 통한 금 매입을 단속하면서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샘슨은 30일 예정된 연준 회의를 주목하며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지만, 금리 동결 시 연준 내부의 의견 분열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노동시장 지지를 위해 즉각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샘슨은 "미국 경제 둔화가 계속되면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며 진단했는데, 이는 달러 약세로 이어지고 결국 금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