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변을 찾는 인파가 늘면서 물놀이 후 발생할 수 있는 중증 감염병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비브리오 패혈증과 봉와직염은 감염 시 빠르게 진행되며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의학계에 따르면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몸속으로 침투해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이다. 흔히 생선회나 조개류 섭취로만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바닷물에 잠시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감염자의 30~40%는 해수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특히 바닷물 수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여름철에 감염자가 급증한다.
이 때문에 매년 5월부터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산발적으로 보고되며 7월에서 10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해수 온도가 18℃ 이상일 때 균 증식이 급격히 증가해 여름철 고수온기와 감염 발생 시기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에서는 총 28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올해 첫 환자는 5월 1일경 발생한 70대 간 질환 고위험군 환자로 충남 소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5월 10일 확진됐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감염 후 12~48시간 이내에 갑작스러운 고열, 오한, 설사, 피부 물집, 통증, 붓기 등의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상처가 있는 부위가 바닷물에 닿았을 경우 소독과 경과 관찰이 필수적이며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패혈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봉와직염 역시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연쇄알균, 포도알균 등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여름철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꼽힌다. 봉와직염은 피부 및 연부 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피부 틈새의 작은 상처, 무좀, 벌레 물린 부위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봉와직염은 주로 다리, 발목, 종아리 등 외부 노출이 잦은 부위에 발생한다. 봉와직염은 감염 초기에는 감기 몸살과 유사하게 오한과 통증, 상처 부위의 열감, 통증, 물집 등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방치하면 고열, 오한, 패혈증 등으로 악화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전문가는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작은 상처라도 물놀이 전후 적절한 보호를 해야 한다"며 "벌레 물림이나 상처 부위는 즉시 소독하고, 붓기, 통증, 열감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