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혜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 랭킹 9위에 올라 있다. 우승 없는 선수 중 두 번째 높은 순위다. 상금 7위 넬리 코르다(미국)가 우승 없는 선수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
202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최혜진은 아직 우승이 없다. 데뷔 해에 ‘톱10’ 10차례를 기록하면서 상금랭킹 6위까지 올라 곧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2023년 초반 오히려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그 때 그에게 힘을 준 게 바로 2023년 6월에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 우승이었다. 당시 미국과 한국을 통틀어 2년 7개월 만에 차지한 그 우승 후 최혜진은 자신감을 회복했고 올해 맹활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박성현도 국내 대회 출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던 경험이 있다. 2022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면서다. 미국과 국내 무대를 통틀어 박성현이 10위 이내 성적을 낸 건 2019년 8월 AIG 위민스 챔피언십 단독 8위 이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공동 3위가 유일하다.
지금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LPGA 신인’ 윤이나에게도 자신감을 회복시켜 줄 어떤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때마침 작년 유일하게 우승을 차지한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해 기대를 모은다.
윤이나는 지금 분명 ‘위기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지난 주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위민스 오픈에서 컷 탈락하면서 상금 랭킹은 61위에서 64위로 3계단 하락했다. 신인 랭킹은 7위(267점)를 유지했지만 8위(264점) 바바 사키(일본)와는 3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또 로티 워드(잉글랜드)가 단 2개 대회에서 ‘우승-공동 8위’ 성적을 내면서 9위(262점)까지 맹추격한 상황이다. CME 글로브 포인트에서는 74위에 머물러 있다. 윤이나보다 순위가 높은 신인이 11명이나 된다. 이제 LPGA 대회는 12개 대회만을 남겨 두고 있다.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도 순위를 획기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대회가 줄어들수록 윤이나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질 게 분명하다. 무엇보다 자신감 회복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최혜진에게도 박성현에게도 ‘힘이 들 때 힘이 됐던’ KLPGA 투어 대회가 위기의 윤이나에게 역시 위안이 될 성적을 안겨줄까.
7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는 박현경, 유현조, 황유민, 방신실, 고지우, 이동은 등 올해 KLPGA 투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최고 인기스타들은 물론 열성 팬이 많은 LPGA 박성현도 출전해 멋진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