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쓰레기통 뒤지면 '벌금 90만원'?…위생 지침 강화한다는 '이 나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이미지투데이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이미지투데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가 거리 쓰레기통을 뒤지는 이들을 처벌하겠다고 나섰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해 길거리에서 음식물이나 재활용품을 찾는 빈민이 늘자 당국은 도시 위생과 미관을 지키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4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당국은 쓰레기통을 파헤쳐 물건을 꺼내거나 길바닥을 어지럽히는 이들에게 최대 90만 페소(한화 약 9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시 경찰이 현장에서 적발하면 즉시 정리와 청소를 요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1~15일 사회봉사 혹은 벌금형에 처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를 발표한 호르헤 마크리 시장은 "시 경찰과 보안부에 지시해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주변을 어지럽히는 사람들을 즉시 제지하고 정리토록 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요구에 불응할 경우 현행법에 따라 엄정하게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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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최저임금이 약 32만 페소(한화 약 32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벌금은 최저임금의 최대 세 배 수준이다. 생계를 잃고 거리로 나온 빈민층에게는 사실상 '벌금폭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르헨티나는 2023년 말부터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외환 위기에 시달리며 빈곤층이 급격히 늘었다. 거리에서 재활용품을 찾거나 음식물을 뒤지는 이들이 급증했고 일부는 쓰레기통 안에서 잠을 자다 사고를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쓰레기 주변에는 노상 방뇨와 악취가 더해져 주민 불만도 고조됐다.

이에 시 당국은 지난해 쓰레기통 입구를 좁혀 사람이 손을 넣지 못하게 막았지만 이로 인해 대형 쓰레기봉투가 도로에 방치되는 부작용이 발생해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

이번 방침에 대해 현지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악취 나는 거리가 드디어 깨끗해지겠다"는 찬성 의견이 있는 반면, "배고파서 쓰레기를 뒤지는 사람에게 벌금이라니 너무 가혹하다", "도둑도 못 잡는 경찰에게 쓰레기 감시까지 맡기나" 등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빈민 넘쳐나는데"…쓰레기통 뒤지면 '벌금 90만원' 부과한다는 '이 나라'


임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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