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USDT)와 함께 글로벌 양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꼽히는 서클의 최고위층이 이달 말 한국을 찾는다. 업계에서는 서클 핵심 인사의 방한으로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클의 2인자 히스 타버트(사진) 총괄사장이 국회와 은행권, 가상자산 업체 경영진 등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가상자산기본법을 발의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서준 해시드 대표 등이 타버트 총괄사장 측과 만남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타버트 총괄사장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역임했다. 당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를 파상생품 규제의 틀 안으로 편입하는 기준을 세웠다. 이후 서클로 자리를 옮긴 뒤 올 2월 서클 내 첫 사장 직위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타버트 총괄사장의 방한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서클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을 발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유통과 사업 협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는 별도 규제가 없어 USDC가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 규제에 따라 사업 형태가 바뀌어야 할 수도 있다. 2023년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체계를 만든 일본의 경우에도 법적으로는 올해 3월에야 SBI그룹 자회사 SBI VC트레이드를 통해 USDC가 공식 상장됐다. 서클의 창립자인 제러미 알레어는 과거 방한 때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가상자산 규제가 마련된다면 글로벌 중에서도 중요한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주요 금융사와 정보기술(IT) 업체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적용을 위한 기술검증(PoC)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디지털자산 생태계와 관련된 발행과 유통, 중개, 보관, 결제 등 다양한 요건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 변화에 맞춰 카카오그룹과 협업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USDC 발행사 최고위층이 방한하는 만큼 다양한 사업 협력 방안이 오갈 것”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도 빨라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