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큰손' 유커 무비자로 한국 온다…관광업계 실적 개선 신호탄 기대

[정부, 9월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한시 시행]

올 방한 외국인 2000만명대 전망

중국 관광객 더해 내수 진작 기대

"100만명 유입에 GDP 0.08%P↑"

업계, 멤버십 등 고객 유인책 마련

개별 관광객 적용돼야 실질 효과

"실무절차 간소화 필요" 목소리도





정부가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한 수요가 더해질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내수 진작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관광 활성화 미니 정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핵심 관광 규제 합리화 방안’을 최정 확정·시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조치다. 정부는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0월 1~7일)에 앞서 시행해 중국 관광객의 방한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또 마이스(MICE) 행사에 참가하는 외국인 대상 ‘입국 우대 심사(패스트트랙)’ 기준을 현행 참가자 500명 이상에서 300명 이상으로 완화한다. 해당 입국 심사 간소화 제도는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내년부터 정식 제도화하기로 했다.



‘의료관광 우수 유치 기관’의 기준을 추가해 의료관광 저변 확대에도 나선다. 외국인 환자 유치 업자의 경우 최근 1년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무비자 국가 환자 인정)이 500건 이상이면 우수 유치 기관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의료관광 초청(비자) 실적 30건 이상인 경우에만 가능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 관광객 유입 효과가 큰 면세를 중심으로 호텔, 카지노 등 업계 전반에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팬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해 올해 1~6월 외래 관광객만 883만 명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치인 2019년(1750만 명)을 넘어 2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중국 관관객의 경우 상반기 253만 명으로 전 세계 1위이기는 하지만 2019년 상반기에 비해서는 10% 적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면 방한 중국 관광객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더 증가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시장도 한층 더 커지게 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중국 단체관광객 100만 명이 추가 유입될 경우 국내 국내총생산(GDP)이 0.08%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업계는 일찌감치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 이들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호텔신라(008770)는 글로벌 멤버십 프로그램 ‘신라리워즈’의 올해 상반기 중국 본토 가입자 수를 전년 대비 232.5% 늘렸다. 홍콩과 대만 가입자도 각각 153%, 88% 늘었다. 이는 향후 호텔신라 면세점은 물론 호텔의 체류형·경험형 고급 소비로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최근 중국 대형 유통사 왕푸징, 우상그룹과 잇따라 미팅을 진행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또 국내 온라인 여행사(OTA) 올마이투어는 중국 OTA 퉁청여행과 손잡고 프리미엄 숙박 상품 실시간 판매를 시작했다. 관광 업계 관계자는 “단체관광객 유입은 고소득 개별 관광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프리미엄 상품 확대와 수익 구조 개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조치가 개별 관광객 확대를 위한 교두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 면세 업계 관계자는 “단체관광객 중심의 무비자 정책은 시작일 뿐”이라며 “개별 관광객에 대해서도 무비자 정책이 도입돼야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단체관광객을 모집하는 한국 전담 여행사들 사이에서는 실무적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중국 단체관광객 전담여행사 관계자는 “지금은 입국 5일 전까지 관광객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1~2일 전까지로 유연화하고 절차도 간소화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은 중국 관광객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양국 간 인적 교류 확대를 통해 우호적인 분위기와 여건을 계속 조성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K관광 확산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김 총리는 “APEC 행사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체계화된 전략과 구체적인 계획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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