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님이 맺어준 인연…결국 尹 부부 동시 구속 사태로

아저씨로 알고 지내다 2012년 3월 결혼

영부인 시작점이자 수사받는 비극의씨앗

각종 구설이 의혹으로 또 수사로 이어져

결국 수인번호 ‘○○○○’ 불리는 처지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12일 법원이 ‘증거 인멸 우려’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동반 구속이 ‘현실화’됐다. 이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각각 본격 수사를 개시한 지 41일, 54일 만이다.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은 건 2012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인 윤 전 대통령은 51세, 김 여사는 39세였다. 김 여사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과 결혼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오래 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알고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김 여사가 대한민국 영부인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출발점이자, 결국 범죄 피의자로 구속돼 수사 받는 비극의 씨앗이었던 셈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함께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건 2017년 7월 25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는 자리였다. 윤 전 대통령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배우자인 김 여사의 이름도 대중의 입에 본격적으로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은 본인 상관인 중앙지검장의 수사 지휘에 반기를 들었던 국가정보원 수사 항명 파동으로 한직을 전전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전격 발탁됐고, ‘스타 검사’로 떠오르면서 문재인 정부 초대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김 여사가 마크 로스코, 르코르뷔지에 등 현대 미술 거장 작품전을 연이어 흥행시키면서 유망 전시 기획자로 주목받은 것도 이 때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 실세로 평가됐던 터라 김 여사가 전시 기획자로 이름을 알린 데 대해 남편의 이름값을 등에 업었다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관련기사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인사 검증대에 오르면서 김 여사는 각종 의혹의 대상으로 부각됐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김 여사가 기획한 전시회를 둘러싼 코바나콘텐츠 협찬·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이는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하면서 한층 가열됐다. 2022년 3월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쥐었지만 여전히 의혹은 계속됐다. 특히 정·관가에서는 김 여사가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V 0(브이 제로, VIP 0)라는 말마저 암묵적으로 돌았다. 이들 의혹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김건희 특검법안’이 세 차례나 국회 문턱을 넘었으나,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김 여사는 제대로 된 수사 한 번 받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과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수사하던 검사들이 대통령경호처 건물을 방문해 김 여사를 조사하면서 특혜 논란마저 일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파면 선고를 받고 물러났지만, 재임 기간인 2년 11개월 가량 기간 동안 따라다니던 구설을 오히려 커졌다. 결국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과 함께 ‘영부인의 권좌’에서 내려왔고, 특검 수사로 구속되면서 수인 번호 ‘○○○○’으로 불리는 처지에 놓였다.

스님이 맺어준 인연…결국 尹 부부 동시 구속 사태로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