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약 한 달 반 만에 장중 3100선 밑으로 내려왔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미국 기술주의 급락세의 영향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 종목들이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52.47포인트(1.66%) 하락해 3099.09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31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장중 기준으로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는 17.6포인트(2.23%) 하락한 770.36을 나타냈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개인만 2389억 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77억 원, 1872억 원 순매수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05억 원, 21억 원을 사들이고 있고 기관만 홀로 387억 원을 순매도 중이다.
이날 국내 증시의 부진은 19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급락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나스닥지수는 1.46%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0.59% 내렸다. 특히 미국 내에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제기되자 팔란티어(-9.35%), 엔비디아(-3.5%) 등 대형주들이 낙폭을 키웠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AI주 동반 약세 등 미국발 부담 요인으로 하락 출발할 것”이라며 “이번주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일중 변동성이 빈번하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으로 SK하이닉스(000660)가 AI 반도체 우려로 3.61% 내려 25만 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체코 원전 굴욕 수주 논란이 퍼지면서 원전 관련주도 고전 중이다. 10.92% 폭락해 5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를 비롯해 한국전력(015760)(-5.76%), 한전KPS(051600)(-4.91%) 등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8개 주가가 하락세다. 펩트론(087010), 삼천당제약(000250)만 각각 0.33%, 0.9%로 소폭 상승 중이다. 코스닥 대장주인 알테오젠(196170),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086520), 파마리서치(214450), 리가켐바이오(141080) 등이 모두 전날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 중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늘 한국 증시 하락은 전일 미국 증시에서 나타난 AI 버블 우려,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 주요 테마주 차익 실현, 외국인 선물 옵션 수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달 22일(현지 시간)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과 미국 금리 경로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기 때문에 방어적인 포지션을 유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