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적의 여행 인플루언서 커플이 챗GPT가 제공한 잘못된 정보만 믿었다가 비행기를 놓치는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틱톡 팔로워 100만 명에 육박하는 인플루언서 메리 칼다스와 연인 알레한드로 시드가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로 떠나려다 탑승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칼다스는 출국 직전 챗GPT에 비자 필요 여부를 물었고 "필요 없다"는 답변만 믿고 준비를 마쳤다. 실제로 스페인 국민은 푸에르토리코 여행 시 별도의 비자가 필요 없지만 미국령 지역 입국에 필수인 전자여행허가(ESTA)를 발급받아야 한다. ESTA가 없으면 항공사 탑승 거부나 입국 불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챗GPT는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
공항에서 발이 묶인 칼다스는 눈물을 터뜨리며 "여행 전 조사를 많이 했는데 챗GPT가 비자가 필요 없다고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가끔 챗GPT에게 욕을 했는데 이번에 복수한 것 같다"며 농담을 덧붙였다. 당시 영상은 틱톡에서 610만 회 이상 조회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칼다스는 결국 다음 날 ESTA를 발급받아 푸에르토리코에 도착했고 배드 버니 콘서트에도 참석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여행 정보를 공식 경로에서 확인하지 않은 본인 탓"이라며 인플루언서를 질타했으며 "챗GPT 답변은 질문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영어로 질문하면 "비자는 필요 없지만 ESTA가 필요하다"는 정확한 답이 나오지만 스페인어로 질문했을 경우 ESTA를 '비자'로 분류하지 않아 혼동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챗GPT 정보 의존으로 인한 사고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60대 남성이 챗GPT의 잘못된 조언을 따라 일반 소금 대신 수영장 청소제 성분인 '브로마이드'를 섭취했다가 환각과 망상 증세로 3주간 입원한 사례도 보고됐다. 의학 저널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세기 이후 사라지다시피 한 '브로미즘' 증상을 보였으며 당시 챗GPT는 여전히 브로마이드를 대체 식품으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는 공식 자료가 아니므로 반드시 재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여행·의료·법률과 같이 민감한 분야는 AI 의존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