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K컬처 열풍에 손님맞이 비상…우수 호텔리어 키워 인력난 '숨통'

■관광공사 '호텔리어 아카데미' 2차 모집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사상 최대

수요 폭증에도 응대 인력은 태부족

관광公, 청년층부터 시니어 대상

객실관리·식음료·프론트 업무 등

인턴십·취업연계 프로그램 마련

구인난 해소하고 경력 기회 넓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 실습 현장에서 교육을 마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 실습 현장에서 교육을 마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들을 응대할 호텔 업계는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객실 서비스, 식음료, 프론트 등 인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분야에서 구인난이 뚜렷하다. K팝·K드라마·K뷰티 등 K컬처가 세계적 확산세를 이어가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호텔 예약률이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호텔 업계는 인력난으로 비상이 걸렸다. 관광 수요가 늘어도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비스 품질 저하와 운영 차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관광공사가 호텔 업계와 손잡고 단기 현장 인재를 양성하는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를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청년층부터 중장년, 시니어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호텔업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 경험을 제공하고 관광산업의 안정적 인력 수급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카데미 정규 과정은 현재 2차 모집을 진행 중이며 9월 22일 개설돼 10월 말 수료 후 11~12월 두 달 동안 서울 도심의 4~5성급 호텔 8곳에서 인턴십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객실·프론트오피스·연회 등 세분화된 직무 교육뿐 아니라 영어 실무, 서비스 매너, 불만 고객 응대 등 현장 대응 훈련도 포함된다. 오픽(OPIc) 어학시험 응시료 지원 등 취업 지원 혜택도 마련돼 있다. 지원은 관광전문인력 포털 ‘관광인’을 통해 가능하며 접수 마감은 9월 5일 정오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 실습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테이블 세팅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 실습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테이블 세팅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아카데미 과정은 크게 정규 과정과 특별 과정으로 나뉜다. 만 39세 이하 청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인 정규 과정은 전공이나 학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약 한 달간 직무 교육과 현장 실습을 받은 뒤 2개월간 4~5성급 호텔에서 인턴십을 경험한다. 교육 기간 동안에는 급여가 지급돼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몰입을 돕는다. 올해 7월 열린 1차 정규 과정에는 23명이 참여해 전원이 수료했고 이 가운데 1명은 과정 도중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 조기 채용됐다. 나머지 수료생들은 보코 서울 명동, 안다즈 서울 강남,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등 국내 주요 호텔에서 현장 경험을 쌓고 있으며 인턴십 종료 후 정식 입사를 목표로 취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 시니어 교육 실습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 시니어 교육 실습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특별 과정은 만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청소·객실관리·식음료(F&B)·조리보조 등 호텔의 기초 직무를 단기간에 체험하도록 설계됐다. 올해 5월 진행된 첫 특별 과정에는 모집 정원 30명의 두 배가 넘는 77명이 지원하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최종 선발된 33명은 일주일 동안 이론과 실습을 병행했고 실제 호텔 현장에서 객실 관리와 식음료 직무를 직접 수행했다. 수료생 28명 가운데 6명은 수료식 현장 면접을 통해 바로 채용돼 업계에 투입됐다. 단기간 교육이 곧바로 고용으로 이어진 사례로, 참여자와 호텔 모두에 실질적 성과를 남겼다.

참여자의 연령과 배경이 다양하다는 점은 아카데미의 특징으로 꼽힌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은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는다. 한 수료생은 “막연했던 은퇴 이후의 삶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실습 과정에서 실제 호텔 현장을 가까이 접한 것이 가장 큰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청년층 역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관광·경영 전공자는 물론 비전공 출신 청년도 다수 참여했는데 멘토링과 직무 이해 과정을 통해 누구나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운영진이 체계를 마련했다. 앞서 해당 과정을 마친 김윤서(22) 씨는 “4~5성급 호텔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가장 큰 장점이었다”며 “어학 지원과 멘토링 등 부가적인 혜택이 실제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 시니어 교육 실습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테이블 세팅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 시니어 교육 실습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테이블 세팅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은 인력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서비스업이다. 단순히 여행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산업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이 충분히 공급돼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K관광이 확산되며 세계인의 이목이 한국에 쏠린 지금, 인재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가 청년에게는 경력의 첫걸음을, 시니어에게는 인생 2막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호텔 업계 인력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승환 한국관광공사 관광인재양성팀장은 “우수 호텔리어 아카데미는 호텔 업계와 청년 구직자의 요구를 반영한 실전형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관광산업의 성장에 기여할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이 원활히 취업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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