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참다 참다 물티슈로 화장실 닦았다"…저수지 바닥 드러낸 강릉 '극한 가뭄' 어느 정도길래

24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뉴스124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뉴스1




강릉시가 기록적 가뭄으로 생활 전반이 마비되고 있다. 주 수원지인 오봉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냈고 시민들은 빨래와 세면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 위성 영상을 분석에 따르면 오봉저수지의 표면적은 지난 4월 21일 0.75㎢에서 이달 17일 0.29㎢로 줄어 61% 감소했다. 강릉시의 가뭄 단계는 지난 21일 '심각'으로 격상됐으며 현재 저수율은 10%대에 불과하다. 전체 상수도의 87%를 담당하는 수원지인 만큼 물 부족 사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시는 지난 20일부터 수도계량기를 절반으로 잠그는 제한급수에 들어갔지만 주말마다 몰려든 관광객 탓에 효과는 미미하다. 저수율이 15%까지 떨어질 경우 수압을 75%로 더 낮출 방침이다. 교육당국은 학교 단축수업까지 검토 중이다.



시민들은 이미 일상 속에서 '물 절약 생존법'을 공유하며 극한 상황을 체감하고 있다.
한 시민은 "빨래를 모아두다 결국 색깔 구분 없이 세탁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고 또 다른 시민은 "참다 못해 물티슈로 화장실을 청소했다"며 황당한 경험을 전했다. "머리를 못 감는다", "빨래는 보름에 한 번 몰아서 한다"는 글도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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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물 절약 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물 없는 샴푸와 샤워티슈, 일회용 식기, 머리 감은 물 변기 재활용 등이 대표적이다. "나도 그렇게 해봐야겠다"는 공감과 함께 "힘들지만 같이 버텨보자", "비가 꼭 내려줬으면"이라는 위로도 이어지고 있다.

행정 당국을 향한 불만도 크다. 시민들은 "피서객 몰릴 게 뻔한데 선제적 대책이 부족했다", "해수욕장을 늦게 폐장해 물 부족이 심해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릉은 2017년과 지난해에도 심각한 가뭄을 겪었지만 근본적 대책은 지지부진하다. 물을 가둬 공급할 수 있는 연곡천 지하댐은 2027년 이후 완공 예정으로 그 전까지는 제한급수와 절수 캠페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참다 참다 물티슈로 화장실 닦았다"…저수지 바닥 드러낸 강릉 '극한 가뭄' 어느 정도길래


임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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