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재용 회장도 입었다며?" 매출 4배 ‘쑥’…경기 불황에도 韓 ‘직진출’하는 해외 브랜드들

2019년 이재용 회장이 입어 화제가 된 아크테릭스 파이어비 AR 파카(왼쪽)와 이재용 회장(오른쪽).사진=아크테릭스 제공,연합뉴스2019년 이재용 회장이 입어 화제가 된 아크테릭스 파이어비 AR 파카(왼쪽)와 이재용 회장(오른쪽).사진=아크테릭스 제공,연합뉴스




국내 패션업계가 경기 침체와 이상 기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오히려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이달 20일, 한국 내 독점 유통사였던 넬슨스포츠로부터 아크테릭스 사업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아크테릭스는 한국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DTC(Direct-to-Consumer) 사업을 본격 전개할 방침이다. DTC 사업은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아웃도어계의 에르메스’로 불릴 만큼 고가임에도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끄는 아크테릭스는 국내에서도 이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크테릭스의 빨간색 패딩 ‘파이어비 AR 파카’를 착용한 모습이 공개됐고, 해당 제품은 ‘이재용 패딩’으로 불리며 품절 사태를 일으켰다.

덕분에 넬슨스포츠의 실적도 급성장했다. 넬슨스포츠의 매출은 2021년 501억 원에서 지난해 1611억 원까지 3배 이상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3억 원에서 402억 원으로 4배 가까이 확대됐다.



현재 넬슨스포츠 매출에서 아크테릭스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아크테릭스 관계자는 "한국은 활발한 아웃도어 커뮤니티와 아크테릭스 제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이는 시장으로, DTC로의 전환은 자연스러운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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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 역시 최근 한국 직진출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랜드월드는 2008년부터 뉴발란스의 한국 내 유통을 맡아왔으며, 당시 연매출은 25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3년 9000억 원을 넘긴 데 이어 지난해엔 1조 원의 매출까지 달성했다.

이에 뉴발란스 본사는 직접 한국 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랜드가 2026년까지 뉴발란스를 운영하기 때문에, 본사의 직접 진출은 2027년부터 본격화된다. 이랜드월드는 상반기 뉴발란스 매출을 전년 대비 13%, 뉴발란스 키즈 매출은 20% 증가시키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일본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골드윈(Goldwin)도 다음 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국내 첫 직영 단독 매장을 오픈한다.

골드윈은 1992년 영원무역홀딩스와 합작으로 골드윈코리아(현 영원아웃도어)를 설립하며 국내에 들어왔으나, 올해 1월부로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기로 지난해 7월 합의했다. 골드윈은 지난해 11월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직진출 가능성을 시험한 바 있다.

해외 브랜드들이 한국에 주목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빠른 수용성과 강력한 트렌드 전파력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해외보다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성수동·압구정 도산대로 같은 패션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유행을 확산시키는 특징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본사 입장에서는 한국이 단순한 판매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전략의 전초기지와 같은 성격을 가진다"며 "젊은 세대의 소비 확산력이 강하고 트렌드 전파력이 큰 특징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용 회장도 입었다며?" 매출 4배 ‘쑥’…경기 불황에도 韓 ‘직진출’하는 해외 브랜드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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