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치킨 가져가세요", "이게 진짜 되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에서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제공한 특정 치킨 브랜드 1만5000원 할인 쿠폰이 사실상 무제한 발급되면서 순식간에 '공짜 치킨'을 주문하려는 이용자들이 몰리는 일이 벌어졌다. 회원 탈퇴와 재가입을 반복하는 수법으로 플랫폼의 허점을 악용해 벌어진 일로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최근 플랫폼 신규 가입자 대상으로 치킨 브랜드 BBQ와 처갓집양념치킨 1만5000원 할인 쿠폰을 배포했다. 최소 주문금액이 1만6000원인 매장에서 1만6000원어치를 주문하고 1만5000원 할인 쿠폰을 적용하면 1000원에 시켜 먹을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회원 탈퇴 후 재가입을 반복하면 해당 쿠폰을 사실상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면서 쿠폰을 악용해 치킨과 콜라 등을 다량 주문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실제 쿠폰 발급 화면에는 ‘사용 후 재발급 가능(본인인증 기준 1일 999회)’이라는 안내문이 공지됐다. 사실상 할인 쿠폰을 무제한으로 발급받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이 올라오자마자 댓글 창에는 "진짜 되네", "나도 방금 성공" 등 인증 사례가 속속 올라왔다. 같은 방법으로 쿠폰 받기에 성공했다는 이용자들의 인증도 속속 공유됐다. 커뮤니티에는 급기야 “무료 치킨 파티”라는 말까지 등장하며 수백 명이 한꺼번에 쿠폰 대전에 뛰어들었다. “최소 주문금액 1만5000원에 무료배달 가능한 가게를 노려라”라는 팁까지 퍼지면서 일부 가게에 주문이 몰리는 사태도 벌어졌다. 쿠폰을 반복 사용해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한 치킨 대신 콜라 수십 개를 한꺼번에 주문했다는 인증도 나왔다.
이는 전날 한 배달 기사가 공유한 사진 한 장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 가정집에 콜라를 배달하다가 현관문을 넘어 복도까지 쌓여 있는 수많은 콜라 봉지를 보고 배달기사들이 모인 커뮤니티인 ‘배달세상’에 이 사진을 찍어 공유했다. 이후 ‘무제한 쿠폰’ 소식은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번졌다.
온라인상에는 이 방법으로 며칠 동안 먹을 치킨을 한꺼번에 주문했다는 후기도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마침 집 앞에 최소 주문 1만6000원 매장이 있어서 7000원에 치킨 10번 시켜 먹었다”라며 치킨 상자가 쌓인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누리꾼은 가입 시 주는 3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사용해 10번 주문에 총 7000원만 사용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시스템 오류를 악용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라고 목소리를 눞였다. 반면 “어차피 쿠폰을 뿌린 건 회사 책임”이라면서 “버그도 운영의 일부다. 알아낸 사람이 장땡”이라며 회사의 관리 소홀을 지적하고 쿠폰 활용을 정당화하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배달의민족 플랫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홍보 담당자는 “쿠폰 발급 조건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로 현재는 변경 조치가 완료됐다”며 “실제 주문 건은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번 할인 쿠폰은 배민 측이 100% 부담하는 프로모션 행사로, 온라인상에 퍼진 것처럼 실제 치킨 판매점의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