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경찰 순경 공채가 남녀 통합 선발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합격자의 60~70%가 여성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경찰청이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기존 순경 공채는 남녀 정원이 따로 정해졌지만, 내년부터는 남녀 구분 없이 선발하는 통합 선발 제도가 적용된다. 필기시험과 체력검사 역시 성별 제한 없이 동일하게 진행된다.
체력검사는 ‘순환식 체력검사’가 도입되며 기존 점수제 대신 합격·불합격 방식으로 바뀐다. 남녀 모두 4.2㎏의 조끼를 착용한 상태에서 장애물 달리기, 장대 허들넘기, 밀기·당기기, 구조하기, 방아쇠 당기기 등 5개 코스를 4분 40초 안에 완주해야 한다. 이전에는 팔굽혀펴기, 악력 측정 등 각 종목별 점수를 합산해 평가했다.
하지만 학원가 등에서는 이러한 변경이 여성 수험생에게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필기시험에서 여성의 평균 성적이 상대적으로 높고, 남성이 강세를 보여왔던 체력 검사가 ‘합격·불합격’으로 바뀌면서 남성의 우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유명 학원 강사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체력검사를 합격·불합격으로 바꾼 것은 사실상 여성에게 메리트를 주는 것"이라며 "내년 순경 공채 합격자의 60∼70%는 여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여성 정원이 전체의 약 20%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경찰청은 2023년부터 경위 공채와 경찰행정 경력경쟁 채용에서 순환식 체력검사를 시범 운영한 실제 데이터를 공개하며 반박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남성의 통과율은 90%대 후반, 여성은 약 70% 수준이었다.
또한 순환식 체력검사가 시행된 2023년과 2024년 경위 공채 합격자 현황을 보면 2023년에는 남성 36명(72%), 여성 14명(28%), 2024년에는 남성 40명(80%), 여성 10명(20%)으로, 채용 방식이 바뀐 후에도 남성 비율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순환식 체력검사는 미국 뉴욕 경찰, 캐나다 등 경찰관 채용시험에서 실시되고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가경찰위원회는 지난 2021년 남녀 통합 선발 및 순환식 체력검사의 단계적 도입을 심의·의결했으며, 2026년부터 해당 방식을 순경 공채에 본격 적용하기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