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철강‧2차전지 복합위기…‘K스틸법’ 제정으로 골든타임 잡아야”

이강덕 포항시장

中 저가공세‧美 관세에 ‘벼랑 끝’

철강 역량 강화‧녹색 전환 위해

수소환원제철 개발 지원 등 필요

이강덕 포항시장. 사진제공=포항시이강덕 포항시장. 사진제공=포항시




“포항 경제의 양대 축인 철강과 2차전지 위기는 국가산업 존립을 위협합니다. 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합니다.”



이강덕(사진) 경북 포항시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과 미래 핵심 전략산업인 2차전지가 복합적인 요인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철강은 중국산 저가 공세,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의 악재에 이어 미국 정부가 한국산 철강 제품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2차전지 역시 전기차 ‘케즘’이 장기화하면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다행히 철강은 포항시와 업계의 지속적인 건의 등에 따라 최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이끌어 내 일단 경쟁력 강화와 재도약의 계기는 마련했다. 이 시장은 “철강산업의 근본적인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회에 계류 중인 ‘K-스틸법’(철강산업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K-스틸법안에는 녹색철강특구 지정,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 지원 등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녹색 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정책적 지원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시장은 “철강 산업용 전기료 인하와 울진-포항 해저 전력망(에너지 고속도로), 수소 에너지 배관망 구축 등과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철강 위기 극복을 위해 이 시장은 이달 초 미국 워싱턴DC를 직접 방문해 버지니아한인회와 함께 철강 관세 완화를 간절히 호소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제공=포항시사진제공=포항시



국내 대표 철강도시 포항은 탄소중립과 관련한 국제회의와 포럼을 잇따라 개최하며 ‘친환경 신산업 중심 도시’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월 세계녹색성장포럼을 처음 열면서 친환경 신산업 도시 및 녹색 생태도시로 전환하고 있는 포항의 성과를 대내외에 적극 알린 것이 대표적이다. 7월에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유엔글로벌혁신허브가 주관하는 워크숍을, 지난달에는 유엔산업개발기구 등과 함께 ‘저탄소 철강 워크숍’을 열었다.

관련기사



이 시장은 “세계지방정부협의회 세계총회와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며 “대규모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 포항을 기후변화 대응의 글로벌 거점 도시로 세계에 각인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COP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위기 대응을 논의하는 가장 권위 있는 국제외교회의로 통한다. 특히 2027년 개관 예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는 마이스산업 허브 공간으로, 도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이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는 다가올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시대 주역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2030~35년 북극항로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거점으로 특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동해안 에너지산업 물류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영일만항 확장’은 최우선 과제다. 이 시장은 “북극항로 시대를 앞두고 국내 항만간의 경쟁이 아닌 항만별 특성화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며 “에너지 물류거점을 위해 현재 8선석인 영일만항 규모를 향후 32선석까지 확장하는 개발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북극항로 컨트롤타워인 ‘북극 해운정보센터’ 포항 유치에도 나설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따른 부산 항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동해안 균형 발전축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의료혁신과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포스텍 의대 설립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새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국정과제에 ‘경북 의과대학 설립 검토 및 상급종합병원 유치 지원’이 포함된데다 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 필수의료 확충 등이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되면서 포스텍 의대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2027년 정원 확보 및 설립 인가 획득이 목표다. 이 시장은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보유한 포스텍에 스마트병원과 연계된 의대가 설립되면, 전국에서 의료 여건이 가장 취약한 경북에 수도권에 버금가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며 “포스텍 의대는 대한민국이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은 최근 관광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미반도에 총 1조 원 규모의 호미곶 골프&리조트와 코스타밸리 관광휴양지구 등 대규모 관광개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등 민간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해수부의 1조 3000억 원 규모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공모에 전국 2곳 중 하나로 포항이 선정되면서 환호공원에서 송도 구도심으로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 인프라가 순차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라며 "포항을 환동해권을 대표하는 해양레저관광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포항=손성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