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품질을 검증하는 파일럿 플랜트를 완성하고 개발에 속도를 낸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9년으로 당초 계획한 2030년보다 1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지난 15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미래기술원에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준공식을 열었다고 16일 밝혔다. 파일럿 라인은 고객사에 공급할 시제품을 생산하고 제품의 품질과 성능 등을 평가·검증하는 시설이다. 준공식에는 이석희 SK온 사장과 박기수 미래기술원장, 안드레아스 마이어 솔리드파워 한국 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SK온은 지난해 솔리드파워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전고체 배터리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준공된 플랜트는 약 4628㎡(약 1400평) 규모로 SK온은 신규 파일럿 라인에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일부 라인에서는 고체 배터리의 한 종류인 리튬 메탈 배터리도 개발한다. 이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흑연 음극을 리튬 메탈로 대체해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를 2029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목표였던 2030년보다 1년 앞당긴 것이다. 우선 ℓ당 800Wh의 에너지 밀도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한 뒤 장기적으로 ℓ당 1000Wh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온은 파일럿 플랜트에 다년간 연구·개발한 ‘온간등압프레스(WIP) 프리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WIP 기술은 상온보다 높은 온도(25~100℃)에서 전극에 균일한 압력을 가해 밀도와 성능을 높이는 차세대 압착 공정이다. 이 기술은 배터리의 발열 반응을 최소화하고 수명을 늘리지만 배터리 셀을 밀봉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연속식 자동화 공정을 구현하기 어려워 생산성이 낮다.
그러나 SK온은 독자적인 셀 설계 공법과 일반 프레스 공정을 활용해 WIP 공정의 장점은 계승하면서 단점을 보완했다. 이를 위해 활물질(충·방전 과정에서 에너지를 저장·공급하는 소재), 도전재(배터리 전기·전자 흐름을 돕는 물질) 등 배터리 소재의 혼합 및 전극 조성 조건을 개발해 전극 내부 저항을 감소시켰다. 전극 내부 저항이 낮아지면 배터리의 발열 반응이 최소화된다.
SK온은 또 전극과 고체 전해질의 접합을 개선하고 일반 프레스 공정 조건을 최적화해 계면 저항을 감소시켰다. 계면 저항이 낮아지면 전기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충·방전돼 수명이 길어진다.
이 사장은 “이번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준공은 SK온이 어떠한 환경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를 누구보다 앞서 상용화해 전동화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