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가 검은 옷을 입고 방송에 출연한 모습. 사진=MBC 유튜브 캡처MBC 기상캐스터들이 고(故) 오요안나 전 기상캐스터 1주기에 검은 옷을 입었다.
15일 ‘MBC 뉴스’, ‘뉴스데스크’, ‘뉴스투데이’ 날씨 진행을 맡은 이현승, 금채림, 김가영 기상캐스터는 검은색 또는 남색 의상을 착용했다. 이런 옷차림은 고 오요안나의 1주기를 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15일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오요안나의 비보는 사망 3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알려졌다. 고인이 생전 사용하던 휴대전화에서 유서가 나오면서 사망 전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2월부터 3개월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고 고인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계약직 기상캐스터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려워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MBC는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 당한 기상캐스터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유족 역시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15일 오요안나 1주기를 맞아 MBC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 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MBC는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일반 공개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오요안나 유족 측은 '기상 기후 전문가'를 도입하겠다는 MBC의 발표는 고 오요안나의 노동자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리며 반발했다. 유족 측은 “고 오요안나 어머니가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위해 단식했는데, 그 결과가 고인의 동료들을 MBC에서 잘리게 하는 거냐”고 반발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지난 8일부터 서울 상암동 MBC 건물 앞에서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