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미군기지와 이를 지원하는 11개 한국군 부대가 지난 2018년 모두 떠났음에도 아직 군사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강합니다. 경기 북부 최초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의정부시는 성장 잠재력이 큰 도시인 만큼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가 시민 중심의 문화도시 실현을 위한 ‘문화혁신 로드맵’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16일 의정부문화역 이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가 도시의 기반이라면 문화는 삶의 방식과 도시의 품격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며 “의정부를 북부 문화수도로 도약시키고, 시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미술관 등 문화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고 주체성 보다 변방의 의식이 큰 실정”이라며 “문화를 소비하고, 생산해서 인근 도시와 향유하는 데 많은 부족함이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3대 전략, 12개 추진과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지명 간직한 의정부시…법정문화도시 지정
의정부는 조선시대 국가행정의 중심을 상징하는 지명을 간직한 도시로, 젊은 세대의 문화소비 비율이 높은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문화 혁신의 가능성을 갖춘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시민들의 문화예술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22년 경기 북부 최초로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바 있다.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정부가 5년 동안 200억 원의 재정이 지원돼 안정적인 문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김 시장이 발표한 로드맵을 통해 도시 정체성을 강화하고, 문화 접근성을 확대하는 한편 문화 기반의 산업 확장이라는 3대 전략과 12개 추진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체성 확립하고 15분 내 문화 생활 접근성 키운다
첫 번째 전략은 도시 고유의 역사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정체성과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대표 과제로는 오는 28일 열리는 태조·태종 의정부행차와 태조 어진 제작을 비롯해 아카이브 공공플랫폼 개관,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 문화와 여가가 공존하는 용현산단 등이다.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620년의 시간을 넘어 두 왕이 만나 의정부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리는 전국 유일의 프로젝트다. 회룡문화제의 일환으로 시민 1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재현행사로 펼처진다. 시는 이번 행사를 위해 2년 이상 고증을 거쳐 완성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시민들이 일상에서 15분 내에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의정부시립백영수미술관 건립과 의정부문화원 신축 이전 등이다. 또 100만 원 실험실, ‘별을 품은 요가’ 등 시민 참여형 문화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관광과 콘텐츠 산업을 연계해 도시 경제를 활성화하는 성장 기반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핵심 과제로는 △의정부문화관광재단 출범 △의정부형 문화산업 스타트업 추진 △관광·지역축제 발전 △CRC 디자인클러스터 조성이 있다.
특히 CRC 디자인클러스터는 70년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된 반환 미군공여지를 창의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하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의정부의 문화 정체성과 미래산업을 잇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주목된다. 이와 함께 호텔과 컨벤션 기능도 갖춘다는 계획이다.
김 시장은 “129억 원의 경제효과를 낸 싸이 흠뻑쇼 이후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의정부에서도 싸이 공연을 하냐는 게 현재 외부 인식”이라며 “의정부가 문화로 성장하는 자족도시로 도약하고, 경기 북부 문화 중심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