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농민 소득은 마이너스인데"…농협 직원 43%가 '억대 연봉'

임직원 2575명 중 1121명이 억대 연봉

지난해 성과급도 1인당 2800만원 수령

반면 농가소득은 0.5%↓ 부채는 8.3%↑

姜 "농민 아닌 직원을 위한 농협 우려돼"

최악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지역에 지난 13일 단비가 내리자 농민 김동창(69)씨가 자신의 말라죽은 대파밭에서 뒤늦게 단비가 내린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최악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지역에 지난 13일 단비가 내리자 농민 김동창(69)씨가 자신의 말라죽은 대파밭에서 뒤늦게 단비가 내린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가 인구 및 소득 감소로 농민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농협 중앙회 전체 직원 중 43%가 억대 연봉자에 성과급 잔치까지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전체 임직원 2575명 중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는 직원은 1121명으로 전체의 43.53%에 달했다.

억대 연봉자 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913명 △2021년 979명 △2022년 1073명 △2023년 1045명 △2024년 1121명으로 5년 사이 전체 직원 대비 비율도 2020년 37.1%에서 2024년 43.5%로 상승했다.



2024년 기준 억대 연봉자의 직급별 분포는 △M급 145명 △3급 566명 △4급 406명 △5급 이하 4명으로 대부분 중간 간부급 이상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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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역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 330억 원 △2021년 422억 원 △2022년 512억 원 △2023년 609억 원 △2024년 744억 원이 지급됐다.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지급액은 1300만 원 수준에서 2800만 원 수준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 농가 인구는 1980년 1082만 명에서 작년 기준 200만 명으로 무려 5분의 1로 감소했다. 회원조합 숫자도 1485개에서 1111개로 374개 조합이 감소했다. 동 기간에 농협 임직원 숫자는 4만 1849명에서 9만407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최근 5년 사이 농가 소득은 12.3% 늘어났지만 지난해 농가 소득은 오히려 전년 대비 0.5% 감소했고 농가 부채는 8.3% 증가했다. 농민들은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농민을 위한 조직인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은 자신들의 처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강 의원은 “농협은 본래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이지만 현재 모습은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니라 ‘직원을 위한 농협’으로 비춰질 수 있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억대 연봉자 수의 급격한 증가와 과도한 성과급 지급은 농민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으며 농협이 설립 취지를 다소 간과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앞으로 농협은 임직원의 이익이 아닌 농민의 농가소득 향상에 보다 집중하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 농민 고통 속 억대 연봉 잔치 논란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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