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시내버스 기사가 교통카드 잔액이 부족한 승객을 배려한 뒤 손편지와 현금이 담긴 따뜻한 선물을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서울 160번 버스를 운전하는 강모 씨는 마포경찰서 인근 정류장에서 중년 여성 승객을 태웠다. 승객의 교통카드에서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안내가 나오자 승객은 만 원권 지폐를 내밀었지만 해당 버스는 현금 결제가 불가능한 노선이었다. 서울 시내버스 대부분은 교통 효율성을 높이고 현금 수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현금 없는 버스’로 운영된다.
강 씨는 승객 카드에 남은 700원을 확인한 뒤 “이번에는 어린이 요금(550원)으로 처리하겠다”며 배려했다. 승객은 하차하며 작은 종이를 기사에게 건넸고, 종점에 도착한 뒤 확인해 보니 손글씨로 쓴 편지와 현금 만 원이 들어 있었다.
자신을 ‘삼양동 가는 사람’이라 밝힌 승객은 편지에서 “마포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는데, 10분도 안 돼 경찰서 분실물센터에서 찾았다. 또 버스비 카드가 모자란데 어린이 요금으로 처리해주신 배려도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 두 곳에서 친절을 받았으니 저도 뭔가 해야겠다. 기사님, 친구분과 시원한 음료라도 꼭 하시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강 씨는 회사 관리자에게 해당 사연을 알렸고, “승객이 고맙다고 준 선물이니 기사님이 쓰시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승객이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가 되찾고, 제 버스를 타면서도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편지와 선물을 받고 저 역시 힘이 솟았다”고 말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작은 배려가 큰 감동으로 돌아왔다”, “만 원의 행복이 이런 것”, “불쾌한 뉴스만 보다가 이런 글을 보니 세상이 살 만하다고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