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버스 운전기사가 쇠막대에 가슴을 찔리는 중상을 입고도 침착하게 차량을 정차해 대형 사고를 막은 사실이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환구망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15일 홍콩 칭롱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위안랑 방면으로 달리던 버스 앞 유리를 길이 약 73cm의 쇠막대가 관통해 운전석에 앉아 있던 운전사 뤄(65) 씨의 가슴을 가격했다. 하지만 뤄 씨는 순간적인 충격에도 의식을 잃지 않고 승객들에게 상황을 알린 뒤 급정거 대신 차량을 서서히 세워 2차 사고를 막았다.
해당 버스를 탄 승객들은 “가슴을 찔린 뒤에도 침착하게 차량을 멈췄다”며 “급브레이크 대신 부드럽게 정차해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뤄 씨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쇠막대가 앞서 달리던 대형 화물차에서 떨어져 승용차를 강타한 뒤 튕겨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43)를 ‘위험 운전 혐의’로 체포했다.
이런 ‘화물차 낙하물 사고’는 한국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2021년에도 서해안소독도로에서 화물차에서 떨어진 철근이 SUV 차량의 유리창을 뚫어 50대 여성이 크게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 이런 사고는 화물차가 철근·파이프 등 적재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거나, 과적·덮개 미설치 등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이번 사고를 당한 버스 회사 측은 “심각한 부상에도 끝까지 승객을 지켜낸 뤄 씨의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홍콩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에서 큰 화제가 됐으며 시민들은 “진정한 영웅이다”, “목숨 걸고 승객을 지켜낸 기사님이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