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생식물인 ‘해국’이 여성들의 월경통(생리통)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16일 한의과학연구부 박기선 박사팀이 해국 추출물의 원발성 월경통 완화 기능과 그 핵심 작용 원리를 밝혀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해국이 천연물 기반 치료제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월경통 치료에 사용되는 소염진통제(NSAIDs)는 위장 장애나 신장 손상 같은 부작용 우려가 있으며, 장기간 복용 시 내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한 대체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오래전부터 약용 가치가 인정돼 온 해국에 주목해 동물실험과 세포실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검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험 결과 해국 추출물은 과도한 자궁 수축, 염증, 산화스트레스 등 통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을 동시에 조절하는 ‘다중표적’ 효과를 나타냈다. 월경통을 유도한 실험용 쥐에 해국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통증 행동이 약 50% 감소했고,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던 자궁 조직도 정상 상태로 회복됐다. 이는 통증의 단일 경로만 억제하는 기존 약물과 차별화되는 성과다.
또 해국은 이미 항비만 기능성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개별인정을 받은 이력이 있어 안전성이 확보돼 있다. 연구팀은 해국 추출물이 월경통을 억제하는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 다양한 자궁 질환의 치료제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선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세포-조직-행동을 관통하는 다층적 증거를 통해 해국의 효능을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천연물 신약 개발에 도전해 여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김민수, 이강인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염증매개체(Mediators of Inflammation)’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