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4일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출연한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냉부해)’ 추석 특집편의 방영을 연기해달라고 해당 방송사에 요청했다. 야당에서 이 대통령이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화재 후속 대응에 미흡했다며 거센 비판에 나서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 부부는 오는 5일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편에 출연해 제철 식재료로 요리한 K-푸드를 홍보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국가공무원의 사망으로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방송사 측에 방영 연기를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방미에서 복귀한 직후인 26일 밤부터 화재 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고 화재 피해 상황, 정부 대응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27일 국무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개최됐고 당일 오후 6시에 화재는 완진됐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9월)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에게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28일 오후 중대본 회의 개최 및 부처별 점검 사항을 지시했다”고 야권의 부실 대응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하고 오후 5시 30분 중대본회의를 주재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야당은 이 대통령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강행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냉부해’ 출연 시점을 묻자 대통령실은 대뜸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며 “김 대변인이 냉부해 촬영은 화재 이후라고 실토해 기사가 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먹통 정부가 됐고 이 대통령이 밤샘 복구를 지시한 공무원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며 “극정자원 화재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 내외가 예능에 출연해 희희낙락해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점검차 경북 경주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화재로 국민들의 민생이 타들어 가고 있는 그 순간에 예능 촬영을 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이) 국내에 오자마자 국정자원 화재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살피는 것보다 대통령이 추석 밥상에 이진숙과 냉장고(냉부해)를 선택했다고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