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내년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1달러짜리 기념주화를 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위법 논란이 있어 최종 결정 여부가 주목된다.
3일(현지 시간) 폴리티코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재무부 브랜든 비치 연방재무관은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동전 한 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다른 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기 앞에서 주먹을 쥐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싸워라(Fight)'라는 문구가 3번 새겨졌다. ‘싸워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유세 기간 중 총격을 받고도 지지자들을 향해 외친 구호다.
이에 대해 재무부 대변인은 "급진 좌파의 정부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리더십 하에 미국은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번영하며 더 나은 모습으로 건국 25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념주화의 최종 디자인은 아직 선정되지 않았지만 이 디자인 초안은 어려움 속에서도 미국의 민주주의의 변함없는 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적인 문제가 있다. 미 의회는 지난 2020년 재무부가 2026년 1월 1일부터 1년간 건국 250주년을 상징하는 디자인을 적용해 1달러짜리 동전을 주조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 따르면 건국 기념일을 기념하는 1달러 디자인을 포함한 기념일용 동전의 경우 ‘살아 있거나 죽은 사람의 초상화나 흉상은 포함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미국 조폐국에 따르면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가 자신과 조지 워싱턴이 그려진 동전을 발행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미국 기념주화에서 현직 대통령이 그려진 유일한 사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념주화 디자인을 봤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이 디자인을 봤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