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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 폭풍 줍줍한 국민연금…코스닥 잔혹사 끝낼까 [이런국장 저런주식]

3분기 중 지분 5% 이상 취득 공시

코미코·ISC 등 반도체 소부장 편입

유진테크 59%·솔브레인 33% 성과

2009~2018년 코스닥 수익률 –0.1%

반도체 소부장 반등에 수익률 관심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가 반등하기 시작한 올해 3분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코스닥 중소형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침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에 힘입어 반도체 주가가 큰 폭 오르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종목 선택 능력이 탁월해 국내 주식 성과가 양호하다는 국민연금도 코스닥 시장에선 손실을 내왔던 만큼 이번엔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3분기(7~9월) 중 지분 5% 이상 신규 취득해 공시 의무가 발생한 상장사 18개사 가운데 소부장 기업은 8곳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분 5% 이상 보유한 대량보유 종목에 대해 공시 의무를 부담한다. 이 중 1% 이상 지분변동이 있을 경우에도 공시를 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신규 투자한 소부장 기업은 반도체 관련 코스닥 상장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먼저 반도체 장비 부품의 세정·코딩 기업인 코미코 지분을 5.2% 취득했다. 코미코는 TSMC의 글로벌 확장, 중국 반도체 자립, 삼성파운드리의 미국 확장 등 반도체 사업에 빠지지 않는 업체로 꼽힌다. 국민연금이 8월 22일 52만 7136주를 취득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주가가 38.51% 상승했다.

솔브레인은 식각액 등 반도체 핵심 공정에 필요한 화학 소재업체다. 국민연금이 지분 5.02%를 취득한 9월 10일 이후로만 33.10% 오르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유진테크 역시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업체로 D램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8월 27일 국민연금이 투자한 이후 주가 상승률이 59.34%로 크게 올랐다.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인 ISC도 5.15% 투자했다. 반도체 칩 개발·양산 과정에서 필수인 테스크 소켓을 만들고 있는데 마세계 최초로 실리콘 소재 양산에 성공했다. ISC 주가는 9월 18일 국민연금 투자 이후 9.91% 올랐다. 국민연금이 5.02% 투자한 에스앤에스텍은 반도체·디스플레이용 블랭크 마스크를 생산하는 소재 업체다. 올 들어 주가가 95.7% 상승했으나 국민연금이 투자한 9월 12일 이후로는 1.38%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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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대덕전자 지분 비중을 8.38%에서 12.87%로 4.49%포인트 확대하는 등 보유 중이던 소부장 투자도 적극 확대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으로 대덕전자 가동률이 90%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D 낸드 관련 장비주로 꼽히는 케이씨텍 지분도 7.55%에서 8.55%로 확대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축소했다. DL이앤씨, 이마트, LG생활건강, 한국콜마, 현대건설, GS건설 등 국내 경기에 민감한 동시에 대형주로 꼽히는 종목들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국내 주식 성과의 대부분을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뒀다. 우민철 한국거래소 부장과 양철원 단국대 교수가 최근 한국재무학회지에 게재한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성과와 능력’ 논문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09~2018년 국내 주식 1441개 종목을 투자했는데 유가증권시장이 699개, 코스닥시장이 742개다. 통상 국민연금이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더 많은 코스닥 종목에 투자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수익은 대부분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발생했다. 해당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은 월 평균 0.57%로 연 환산 6.84%를 기록했다. 이를 세분화하면 코스피 수익률이 0.58%, 코스닥 수익률이 –0.1%로 압도적인 차이가 발생한다.

우 부장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에서 전반적으로 유의미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코스닥 투자 성과는 벤치마크를 밑돌기 때문에 코스닥 주식 운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도체 소부장 폭풍 줍줍한 국민연금…코스닥 잔혹사 끝낼까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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