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고교야구 대회서 지도한 '무자격 코치'…협회는 나몰라라

지도자 등록 없이 대회 코치로 참여

협회 “미등록자 자격증 여부 모른다”

미등록 지도자, 협회 차원 징계 불가

진종오 "지도자 관리 체계 정비해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2025년 고교야구 주말리그(전반기).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독자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2025년 고교야구 주말리그(전반기).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독자




공식 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한 한 코치가 지도자 자격증 없이 선수들을 지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징계 권한을 가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미등록자는 관리 대상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해 청소년 선수 보호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용인시의 한 고교야구팀 A코치는 KBSA에 정식 지도자로 등록된 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A코치의 자격증 유무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묻는 질의에 “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인원은 자격증 보유 여부를 파악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해당 코치의 자격증 유무를 사전에 인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팀이 내부적으로 미등록 지도자를 활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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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A코치는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와 봉황대기 등 주요 공식 대회에서 1루 주루코치로 참여하거나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직접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A 규정상 지도자 자격증이 없으면 코치로 등록할 수 없지만, A코치는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 중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이러한 규정 위반에도 협회는 징계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팀이 자체적으로 활용하는 미등록 지도자는 협회 등록 지도자가 아니므로 징계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만 징계 대상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팀의 감독이나 소속팀을 대회 규정 위반 및 경기장 질서 문란 행위로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협회의 관리 사각지대 속에서 무자격 코치가 청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는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선수 안전과 공정한 경기 운영 모두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진종오 의원은 “청소년 선수 보호와 공정한 경기 운영을 위해 협회가 등록·자격 관리 체계를 더 촘촘히 정비해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면밀히 살펴보고, 협회가 책임 있는 관리 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에서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에서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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