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3일 외환당국의 공동 구두 개입 이후 142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8원 오른 1425.8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434.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5월 2일(144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단에서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와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추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성명을 통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구두 개입은 지난해 4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의 쏠림 가능성을 경계한 조치다. 구두개입은 당국의 보유 달러를 사고파는 실개입과 달리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환율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정책 수단이다.
이날 환율 개장가는 1430원으로 개장 직후 고점을 찍다가 바로 저가인 1425원을 찍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또한 서울외국환중개에서 발생한 일부 1330원대 거래는 ‘딜 미스(거래 실수)’로 확인돼 취소됐으며 장중 저가는 수정됐다.
이번 환율 상승은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 격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1일부터 100%의 대중국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평균 55% 수준인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11월부터는 155% 수준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다만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다소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협상 여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외환 전문가는 "원화는 특히 미중 관계에서 취약성이 큰 통화로 미국이 중국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약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