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납치·고문·살해당한 우리 국민의 사연이 공개되는 가운데 경상북도나 광주광역시 등에서도 가족이 연락 두절됐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양자 회담을 통해 캄보디아에 협조 요청을 할 방침이지만 뾰족한 대응책은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13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올 8월 22일 “8월 19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가족 A(30대) 씨와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출국 이후 연락이 두절됐던 A 씨는 같은 달 25일 가족에게 텔레그램 영상통화를 통해 “2000만 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한 뒤 재차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가족은 이후로도 발신자가 불명한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수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캄보디아의 범죄 조직이 A 씨를 감금하고 가족에게 금전을 갈취하고 있다고 판단해 8월 23일 캄보디아의 한국대사관과 우리나라 경찰청 국제협력관실, 외교부 영사 콜센터에 사건을 통보했다.
앞서 올 7월 해외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갔다 실종된 뒤 고문 끝에 숨진 채 발견된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 박 모(22) 씨와 이번 사례를 포함해 경북에서만 총 7건의 캄보디아 관련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이 중 상주와 경주에서 각각 1건씩 접수된 총 2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충북에서도 20대 3명이 캄보디아 현지에 억류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달 9일 경찰은 ‘동갑 남성 지인 2명과 함께 8월 6일 캄보디아로 여행을 간 아들 B 씨가 프놈펜의 한 건물 안에서 감시받고 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는 내용의 신고가 들어왔다. B 씨의 계좌는 최근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지난달 20일에는 광주경찰청에 6월 출국한 일용직 근로자 C(20) 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캄보디아가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에 비해 경찰 당국 간 협조 관계가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않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