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와 스마트시티 분야 국제표준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열린 ITU-T SG20 회의에서 ‘시티버스(citiverse)’분야 국제표준화 활동을 통해 다수의 성과를 거두며 대한민국의 디지털 도시 표준화 리더십을 더욱 강화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달 15일부터 25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SG(스터디그룹) 20 총회에서 메타버스-디지털 트윈 연동 관련 3건의 권고안을 비롯해 AIoT 및 스마트시티 분야의 권고안을 포함, 총 7건의 권고안을 사전 승인받았다고 14일 밝혔다.
ITU-T SG20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시티 응용 및 서비스에 대한 국제표준을 총괄하는 연구반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형준 책임연구원이 2022년부터 국제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회의에서 사전 승인된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실시간 이벤트 모니터링 및 통합관리 요구사항(Y.4236) 권고안이 최종 승인돼 대한민국 주도로 스마트시티 관련 국제표준이 제정되는 성과를 거두었고 시티버스에서 AI를 활용한 상호운용성 요구사항을 정의하는 신규 권고안(Y.citiverse-ai-reqts)이 제안·승인됐다.
아울러, 디지털 신원 지갑 상호운용성(Y.diwi-reqts)과 자율이동체 식별체계(Y.Sup-DRI-id) 신규 권고안 제안도 함께 승인됐다. 이들 신규 권고안은 도시 서비스 간 연계, 인증 절차의 단일화, 자율이동체 식별체계 구축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미래 도시 서비스 구현을 위한 국제표준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 연동 △요구사항(Y.dtmv-reqts) △참조구조(Y.dtmv-ref) △인터페이스(Y.dtmv-if) 권고안은 ITU-T와 국제표준화 분야에서 최초로 제정되는 메타버스 관련 권고안이다. 이 권고안들은 현실과 가상 세계 간 연동을 위한 기능과 인터페이스를 규정한다. 이를 통해 향후 융합 서비스 구현을 위한 국제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성과는 ITU-T에서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을 동시에 다룬 최초의 국제표준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앞으로 각국의 스마트시티 구축 과정에서 현실-가상 융합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한민국이 제안한 표준이 글로벌 디지털 도시 정책과 기술개발의 기준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능형 사물인터넷 융합 프레임워크 권고안도 성과를 거두었다. 이들 권고안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데이터 등 핵심 ICT 기술과 사물인터넷을 융합하기 위한 구조를 정의해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ITU-T SG20 국제 의장이자 한국대표단 수석대표를 맡은 ETRI 김형준 박사는 “시티버스를 비롯한 현실-가상 연동 기술은 미래 도시 생태계의 핵심으로 이번 성과는 대한민국이 디지털 도시 기술 표준화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윤 ETRI 표준연구본부장도 “AI와 메타버스 등 신기술 분야의 표준화 주도는 국내 기업 및 기관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데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제공할 것이고 향후에도 국제표준화를 통해 국가 디지털 전략 기술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TRI는 앞으로도 메타버스, AIoT, 디지털 트윈 등 신기술 분야에서 국제표준화를 선도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디지털 기술 국제표준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기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