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전자결제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경제활동을 추적하기 용이하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서도 전자결제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에서 스마트폰이 점차 보급되면서 QR코드 결제가 늘어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삼흥 전자지갑, 흰눈 전자지갑, 앞날지갑, 만물상 전자 지불 프로그램, 강성, 나래 등 ‘전자지불체계’ 애플리케이션의 종류도 다양하다. 삼흥, 앞날 등은 북한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단순히 앱 개발에 그치지 않고 직접 이들 시스템을 운영한다.
QR 결제뿐만이 아니다. 삼흥 앱으로는 택시·버스·지하철 등 교통비 결제, 곡물 쿠폰이나 스포츠 복권 구매, 전화·전기 요금 등 공과금 납부, 식당 좌석 예약 및 투어 예약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경쟁 앱인 만물상 역시 삼흥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러한 서비스는 지난 2015년 ‘울림’ 전자결제체계를 시작으로 북한에 도입됐다. 처음에는 북한 원화(내화) 현금카드인 전성카드에만 연동됐지만, 2020년 출시된 울림 2.0은 달러 등 외화카드와 지방 무역카드 등까지 연동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결제가 늘어난 시기에 북한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난 셈이다.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이 같은 전자결제가 반갑다. 현금 거래는 추적하기 힘들지만 전자결제는 추적이 쉽기 때문이다. 38노스는 "최근 수 년간 비공식 시장이 늘면서 일부 국가 통제가 약화했고, 개인들은 국가 경제의 변두리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됐다"며 "북한 당국이 전자결제를 독려하는 이유는 이러한 거래를 통제 범위 내로 다시 끌어들여 현금, 특히 외화를 국가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