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올해 3분기 SK하이닉스(000660)를 제치고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를 탈환했다. 지난 2분기 고대역폭 메모리(HBM) 호조 영향으로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1개 분기 만이다.
1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D램과 낸드 플래시를 포함한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194억 달러(약 27조 67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매출은 175억 달러(약 24조 9600억 원)였다. 전 분기 대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은 각각 25%, 13% 증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는 범용 D램, 낸드 수요 강세로 1위를 회복했다”며 "올해 부진했던 HBM 또한 내년부터 HBM3E(5세대)·HBM4(6세대)에 힘입어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1위 탈환은 범용 D램과 낸드 부문의 호조 영향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활발하게 판매되면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D램과 낸드 물량도 확대된 것으로 분석하면서 4분기에도 삼성이 메모리 시장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D램과 낸드를 나눠보면 D램에선 SK하이닉스가 1위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압도적인 HBM 시장 점유율 가진 SK하이닉스에 33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D램 1위' 자리를 빼앗겼고 2분기에는 낸드까지 포함한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사상 첫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상반기 HBM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품질 회복을 위한 강도 높은 노력의 효과로 반격에 성공하며 이번 분기 1위를 탈환했다"며 "아쉽게도 D램 시장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탈환하지 못했지만 내년 HBM3E의 선전과 HBM4의 확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HBM3E 공급 등이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이르면 4분기에는 D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던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HBM 출하량 확대도 기대된다.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이 임박한 상황에서 HBM4 공급을 위한 인증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2조 1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0조 1419억 원)를 2조 원가량 초과한 깜짝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