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배달앱 갑질 질타…李대통령 공약 '수수료 상한제' 속도내나

[정무위·산자위 국감서 개선 촉구]

수수료 3년 만에 5→15% 인상

할인 전 가격 기준 수수료 부과

배민 '산재 1위 사업장' 지적도

공정위 "상생하도록 감독 강화"

김범석(오른쪽)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가 14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권의 질의에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범석(오른쪽)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가 14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권의 질의에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대표적인 음식 배달 플랫폼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배달 수수료 인상, 불공정 약관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두 플랫폼의 이용자가 3400만 명을 넘어서며 국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성장한 가운데 이들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배달 앱 수수료 상한제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4일 국정감사를 열고 배달 앱 플랫폼의 수수료 개선 등을 촉구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 앱 수수료가 2022년 5% 정도에서 15%까지 불과 3년 만에 세 배 정도 올랐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자율규제를 시작하며 배달 플랫폼들의 갑질이 시작됐고, 결국 자율규제가 플랫폼들의 힘을 키워준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이 배달 앱 수수료에 대한 질타를 쏟아낸 건 윤 정부 시절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통해 수수료를 인하했지만 정작 자영업자들이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는 지난해 11월 상생협의체의 논의에 따라 배달 수수료를 기존 9.8%에서 매출액에 따라 2~7.8%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최고 수수료는 낮아졌지만 최저 수수료를 적용 받는 입점업체는 소수에 그친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배달을 많이 하는 업체는 오른 가격(수수료)이 적용됐다”며 “심지어 하루 매출이 겨우 9만 원인데도 최고 수수료인 7.8%가 적용됐다”고 지적했다.





쿠팡이츠가 입점업체에 할인 전 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해온 점을 두고도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졌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할인 행사 시에도 수수료를 할인 전 가격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규정한 쿠팡이츠의 이용약관 조항이 약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는 “지적한 부분을 깊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배민이 시범 운영 중인 배달기사 배차 시스템 ‘로드러너’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모회사에 배당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로드러너는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개발한 것으로 로드러너가 도입되면 일 년에 1000억 원 가량의 수수료가 DH에 지급될 수 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로드러너는 결국 본사에 자본유출을 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부당지원으로 공정위에 신고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배민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이 산업재해 발생 1위 사업장인 점을 비판했다. 신 의원은 “우아한청년들이 건설사, 조선소보다 산재가 더 많은 건 배달기사간 속도 경쟁을 유발하는 시스템 때문”이라며 “회사가 일방적으로 주문 수락시간 기준을 단축하고 수락률 산정 기준을 변경해 배달 청년들을 산재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감에서 배달 앱에 대한 개선이 촉구되면서 배달 앱 수수료 상한제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를 확대·구성해 상생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한 달가량 논의가 중단됐다. 공정위는 배달 앱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수수료·광고비 인상률 제한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며 “배달 앱 시장이 자영업자, 라이더, 배달 앱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철저히 감시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지영 기자·송이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