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이 아닌 순천시의회 본회의장을 연상케 했다.”
여수MBC 순천 이전에 따른 앙금이라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는 상황 속 이례적인 현직 단체장(노관규 순천시장)을 국감장으로 불러낸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국회의원(여수을)을 향한 순천시민을 비롯한 여수시민까지 합세한 목소리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광주·전남 유일한 무소속 시장이 너무 일을 열심히 잘하니 배가 아플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영상들을 짜깁기해서 의혹을 부풀리고 모함을 했지만 초등학생도 소도 웃을 일이다”라는 암시의 글은 적중했다.
조계원 의원은 이날 오전 중 주 질의를 포기하면서까지 추가로 얻은 7분을 더해 12분간 증인 신문에 나섰지만 전라도 식 표현으로 ‘좀 거시기’ 했다.
순천 현안사업들을 나열하는데 힘을 쏟더니, 당초 사이다 질의를 기대했던 김건희 여사와 천공의 순천시정 관여 의혹 등에 관한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소위 말해 이날 국정감사는 진상을 규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의혹을 생산하는 ‘아니면 말고 식’의 국정감사로 여수·순천 시민을 호도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모습이다.
조계원 의원의 ‘말 말 말’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정원박람회 개막식 관련 하수종말처리장 위탁사업자 선정, 신대지구 개발이익환수, 순천만 국가정원 내 평화의 염원을 담은 도보 다리 철거, 남문터광장 신연자루 철거, 그린 아일랜드 조성, 순천 K-디즈니 사업 캐릭터 선정 등….
일부 내용은 순천시의회에서도 언급된 내용인데, 신성한 국감장에서, 그것도 벼르고 벼렸던 국감장에서….
여기에 조계원 의원은 순천만국가정원 조성과 관련된 황지혜 작가 갯지렁이길 철거와 꿈의 다리 철거를 포함 등을 놓고 윽박지르는 형식으로 노 시장을 흠잡으려 애썼다.
여기에 조 의원의 ‘김건희 예산·천공 개입’ 등 여러 질문에 노 시장은 “천부당만부당하다”는 말만 되풀이 될 뿐. 핑퐁게임만 거듭하며 지루한 공방만 이어졌다. 앞서 언급한 소위 말해 ‘팩트 하나 없는 아니면 말고 식’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국감을 시청했던 순천시민들의 여론은 머리 꼭대기까지 ‘부글부글’이다. 일부 순천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조계원 의원을 향한 ‘저격 집회’를 예고하는 등 이웃사촌 간 격화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감의 마지막 말미.
순천시민들은 “그러면 그렇지, 예상했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조 의원은 추가로 4분을 더 얻어 여수MBC 순천 이전 추진을 ‘밀약’에 의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격양된 반응을 보인 것이 마이크가 꺼진 상태로 노출됐다.
공교롭게도 여수MBC 순천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등 여수 지역민들은 이날 국감 일정에 맞춰 국회와 MBC를 항의 방문했지만, 결국 조계원 의원의 ‘말(여수MBC 순천 이전 관련)’은 국감장에서 희미하기만(마이크 꺼짐) 했다.
확인도 되지 않은 사기업인 여수MBC를 향한 ‘밀약’이라는 단어를 신성한 국감장에서 고스란히 노출 시킨 조계원 의원. 지금 자신의 지역구인 여수는 ‘혼밥 홀대·걸레수건’에 따른 관광 위기에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 주력산업 석유화학 마저 무너지며 심각한 위기상황에 대한 분풀이를 옆동네에 하고 있다는 싸늘한 여론은 당연지사. 무엇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대한민국 생태수도’ 정책으로 민선 8기 순천을 글로벌 도시로 만든 무소속 시장에 대한 민주당의 과도한 견제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제기된다.
“한심합니다.”
노관규 순천시장의 페이스북에 남겨진 이 메시지가 더욱 강력하게 표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