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티빙·웨이브 합병 속도…KT 최종 결단에 '촉각'

통합 광고 플랫폼 등 선보여

KT IPTV 사업에 파급력 미칠 가능성

KT "파트너십 영향 등 종합 검토"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이달 6일 공개된 KBS 2TV ‘불후의 명곡-임영웅과 친구들’. 사진제공=티빙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이달 6일 공개된 KBS 2TV ‘불후의 명곡-임영웅과 친구들’. 사진제공=티빙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앞두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합병 절차가 2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해외 대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합병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의 시선은 KT(030200)의 최종 결단에 쏠리고 있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는 지난달 CJ ENM(035760) 계열사로 편입됐다.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과 콘텐츠웨이브 최대주주인 SK스퀘어(402340)의 계약에 따라 SK스퀘어의 웨이브 보유 지분 36.7%는 유지하지만 경영권은 CJ ENM이 확보하게 된 것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결합은 속도를 내고 있다. CJ ENM과 SK스퀘어는 2023년 12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올해 6월 공정위의 결합승인을 받았다. 티빙과 웨이브는 같은달 두 플랫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이용권’을 출시했다. 양사는 ‘신사장 프로젝트’와 ‘냉장고를 부탁해’, ‘S라인’ 등 각사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통합 광고 플랫폼을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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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과 웨이브는 연내 합병과 글로벌 진출을 계기로 2027년 가입자1500만 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혈 경쟁을 끝내는 동시에 합병 뒤 망 사용료 등 비용도 절감하는 경영 효율화를 단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더 많이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도 구축할 수 있다.

양사는 아울러 한국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가 작품의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제작비를 보장하는 ‘바이아웃’ 계약 방식을 통해 국내에서도 흥행작을 잇따라 배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콘텐츠 산업이 거대 글로벌 플랫폼의 하청 구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계약 구조가 지식재산권(IP)의 모든 권리를 넷플릭스에 귀속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력한 토종 OTT가 등장해야 제작사들이 협상력을 확보하고 국내 생태계가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KT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빙의 지분 13.5%를 확보해 2대 주주인 KT의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가 양사 합병에 찬성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KT는 CJ ENM과 SK스퀘어에 밀려 소수주주가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 OTT가 IPTV 사업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며 “자사 콘텐츠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국내 유료방송 전반에 대한 영향 뿐만 아니라 KT그룹과 티빙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미치는 영향과 티빙 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에 유리한지 여부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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