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범죄단지에서 고문과 폭행 끝에 하루에 한 명꼴로 사람이 숨진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포이펫, 바벳 등 국경지대 단지로 인신매매되거나, 더 이상 돈을 갈취할 수 없을 경우 장기매매로 이어진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범죄단지에서는 손톱을 뽑거나 손가락을 자르는 등 잔혹한 고문이 일상적으로 이뤄진다. 피해자들은 돈을 받고 다른 단지로 팔려가기도 한다. 이는 범죄단지에서 일하거나 지인에게 들었다는 여러 증언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내용이다.
범죄단지는 규모와 성격은 제각각이다. 한 관계자는 “캄보디아에만 400개 가까운 범죄단지가 있을 것”이라며 “로맨스 스캠, 비상장주식 사기, 공무원 사칭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가 이뤄진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A씨는 “한국인이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라며 “범죄수익을 세탁할 통장이 필요하거나, 한국인 대상 사기를 위한 TM(텔레마케팅)·채팅·CS(고객응대) 업무를 맡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프놈펜이나 시아누크빌과 달리 포이펫·바벳 같은 국경지대는 캄보디아에서도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며 “사람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곳”이라고도 했다.
현지 거주자 B씨는 “프놈펜이나 시아누크빌에서 일하다가 실적이 나쁘거나 카지노 빚을 지면 포이펫, 바벳 같은 곳으로 팔려간다”며 “그렇게 팔려가는 사람이 정말 많다”고 증언했다.
그는 “폭행으로 숨지는 일은 드물지 않다. 하루 한 명꼴로 죽는다”며 “한국인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통장을 팔러 왔는데 지급정지로 잠기면 손가락을 모두 자르는 경우도 있다”며 “계속 폭행당하다 몸이 버티지 못해 숨지는 일도 많다”고 했다.
범죄단지에 감금됐던 C씨는 “관리자들이 텔레그램 방에 고문과 시체 사진을 올리며 자랑처럼 얘기했다”며 “나에게도 ‘말 안 들으면 이렇게 된다’며 보여줬다”고 말했다.
단지 내 시체를 소각장에 넣는다는 증언도 있다. A씨는 “시체 처리할 일이 많다. 돈 문제로 죽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일을 못 시키고 장기매매도 안 되면 그냥 소각장으로 보낸다”고 말했다.
다만 D씨는 “그건 과장된 소문으로, 실제로는 쓰레기를 태우는 곳”이라고 했고, B씨도 “소각장에서 사람을 태운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반박했다.
A씨는 “빚을 지고 실적을 못 내면 장기를 파는 수밖에 없다”며 “보통 안구부터 적출한다”고 했다. 그는 “각막은 이식이 비교적 쉬우면서 단가도 비싸다”고 덧붙였다.
이어 “빚을 갚고 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10명 중 10명은 ‘차라리 죽여달라’고 답한다고 들었다”며 “그만큼 인간으로서의 삶이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C씨도 “감금됐을 때 ‘포이펫으로 팔아버리겠다’, ‘장기 매매를 시키겠다’는 협박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B씨는 “지금은 캄보디아에서 장기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며 “시아누크빌에 중국 병원이 많지만, 지금은 주로 사람을 강제로 일시키고, 더 이상 쓸 수 없으면 미얀마로 보낸다. 장기 적출은 미얀마에서 이뤄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은 최근 캄보디아 곳곳에 새로 지어진 범죄단지가 ‘영업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일부는 운영 전 사진을 취재진에게 보내오기도 했다.
캄보디아 단속이 강화되자 범죄조직은 태국·라오스·말레이시아 등 인접국으로 거점을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놈펜 근처의 ‘망고단지’와 ‘태자단지’는 단속을 피해 활동을 잠시 멈췄지만, 더 외진 국경 지역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단지가 인력을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